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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 나서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들의 심리 수업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김병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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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힘들고 말이 안 나올 때가 있다.
- 거래처에 전화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갑자기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 회식이나 파티에는 가급적 참석하고 싶지 않다.
- 사람들 앞에서 결혼식 방명록에 글씨를 쓰려고 하면 손이 떨린다.
-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 앞에서 더 위축된다.
위와 같은 경험이 자주 있는 사람들이라면 참고하고 따라해 볼만한 책이 나왔다.
성격 장애 연구의 일인자이자 일본 최고의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의 책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이다.
저자는 도쿄대 철학과를 중태하고 교토대 의학부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오카다 클리닉 원장, 오사카 심리교육센터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예민함 내려놓기>등 현대인의 불안과 걱정을 살펴보는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저자도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무섭고 서툴렀다고 한다. 중학생 때부터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기 시작해 사회생활을 할 때까지 점점 심해졌다. 때로는 학교에 가지 않고 학술 모임도 긴장되어 피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불편해 그런 기회를 계속 피하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 저자는 울렁증과 멘붕에서 벗어났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차례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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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는 사교불안장애의 증상과 유발 요인과 과정을 설명하며 독자에게 아래처럼 각 장을 읽고 자신의 상황을 써보도록 유도한다.
2장에서는 더 나아가 자신의 상황이 사교불안장애의 진단 기준의 어디쯤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3장에서는 불안과 대면하도록 돕는다. 사교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타인의 평가에도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타인의 반응보다 자신의 반응에 사로잡히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에 지나치게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다른데로 시선을 돌리라고 권유한다. 불안하든 말든 중요한 건 자신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성심성의껏 전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라고 한다. 아래 표 “생각을 기록하는 연습”을 참고로 기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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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과 5장은 정신분석을 토대로 죄책감과 애착이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을 밝히고 이를 극복할 방안들도 제시해 준다.
6장에서도 기록을 권유하는데 일명 노출치료이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공포감이 가장 큰지 기록해 보고, 행동이 끝난 뒤에 느끼는 공포도도 기록한다. 그리고 132쪽에서136쪽까지의 상황별 노출치료행동을 따라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연설이나 발표가 서툰 경우 사용하는 행동사례는 아래와 같다.
- 방에 들어갈 때 큰 소리로 인사한다.
- 회의에서 한번 이상 발언 혹은 질문한다. 발언할 때는 일어서서 해 최대한 눈에 띄도록 한다.
- 다른 사람이 발표할 때 반드시 한번은 질문한다.
- 친구나 가족과 노래방에 가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른다.
- 노래방에서 연설을 연습한다.
- 가족 앞에서 발표나 연설을 연습한다.
- 낭독이나 연극 동호회에 가입하고 정기적으로 연습하러 간다.
-발표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늘린다.
아래 표를 사용하여 실천한 것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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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는 적극적 방법론들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유명인들의 극복 사례를 참고로 용기를 내어 하나씩 실천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카를 융의 경우 간질발작으로 학교에 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더 이상 회피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에 죽을 각오로 맞섰고 마침내 극복할 수 있었다.
간디는 ‘이제 도망치고 싶지 않다’고 결심하고 자신 앞에 놓인 일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동안 그를 괴롭히던 사교불안장애에서 벗어났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p.219
우리는 인생이 자신의 것이라고 해도 90퍼센트 이상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부모를 가지는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는가와 같은 문제는 물론, 어떤 일을 선택하는가, 어떤 사람과 만나는가 등도 자신의 의사만으로 정할 수는 없다. 대부분 우연한 만남이나 계기에 의해 생긴다. 그러나 외부의 계기가 큰 기회로 이어지거나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전기가 되기도 한다. 큰 위기로 여겨지던 사태가 오히려 그 사람을 자유롭고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거나 이제까지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우연에 지나지 않는 것이 그야말로 운명의 목소리로 변하라고 말한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과제나 직면한 문제에서 도망치지 말고 맞서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밖에서 들려오는 운명의 목소리에 답해야 한다.
다양한 요인들로 타인 앞에 쉬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병원이나 상담자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