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진고로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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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고양이 키우는 에세이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는 가장 편안하고 따뜻했다. 아마 작가의 심정이 문장에 고대로 반영되어서 그런 것이리라 짐작해 본다.

우리 집도 지난 달에 토르가 와서 이제 어엿한 다묘 가정이 되었다!(꼭 자랑할 일만은 아녀도 뿌듯하긴 하다~^^) 작가네 집에는 고양이가 다섯마리다. 작가가 키우던 고양이 네마리와 남편이 키우던 고양이 한마리, 결혼하면서 사람 둘, 고양이 다섯의 대가족이 된 것이다.

 

 작가는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생활과는 조금 다르다.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 하나 둘 정도는 낳고, 그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는 한편 아파트 평수 늘여서 이사도 가야하고, 여유가 되면 해외여행도 가면서..."

그런데 작가는 조금 다르게 사는데 일반적이라 불리는(누가 정해놓은 것인진 몰라도ㅠ) 삶을 과감하게 거부? 했다기보다, 조용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나 타인에게 관심이 많아서인지, 아님 입방아를 찧고 싶어서 인지는 몰라도 자꾸 물어본다.

기혼여성에겐 응당하는 질문, 애가 없으면 언제 낳을건지? 안 낳을거라하면 왜 그러냐? 누가 문제냐? 고양이 키운다하면 고양이가 자식이냐? 그럴순 없다며 훈계까지!! 작가의 경우 공무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글 쓰고 그림 그리며 일상에 경탄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그 좋은 공무원을 왜 관두냐? 그렇게 사는게 뭐가 좋냐는 자신의 잣대로 남의 삶을 맘대로 평가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평범하고 모두 이상하답니다.

그러니 각자의 자연스러운 삶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요?"


얼마나 조용하면서도 따끔한 멕임인가??ㅎㅎ

작가는 아이가 없어도 남편과 고양이 이야기로 밤새 얘기할 수 있다.

↓ 아래는 그 꼭지에 해당하는 그림~


 

작가는 고양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남펀과 결혼하게 되었다 하고 남편과의 몇몇 에피소드들도 나오지만 책에 다 쓰지 못한 이야기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느껴졌다.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고양이라는 동일 코드도 한몫했겠지만 둘의 성정이 비슷해서 맞았을거라고 생각된다. 조용조용 서로의 일상을 이야기 나누고, 영화를 보다 아무렇지 않은듯 아내의 엄지발가락이 귀엽다고 말하는 남편, 한 손으로는 밤을 숟가락으로 퍼먹기 힘든 남편에게 엄마처럼 삶은 밤을 까주는 아내.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행복이라고 여기는 두 사람이 너무나 예뻐보였다.

 

잠이 덜 깬 고양이의 귓가에,


"오늘 아침 공기가 너의 눈동자처럼 맑아."

 

 

라고 속삭이고픈 작가의 꿈은 시인이 되는 것이다.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프레드릭>에서 친구들이 겨울양식을 모으는 사이, 프레드릭은 이야기들을 모아 추운 겨울 양식이 다 떨어졌을 때, 그가 모아둔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들이 시인이라며 감탄한 것을 인용하며 작가도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세상 사소해 보이는 일에, 지나가다 만나는 모든 동물들을 보면서, 경탄하는 작가도 충분히 프레드릭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수줍게 다음 아니면 다다음 책에서 이렇게 쓸 것 같다.


"저도 시인이 됐어요..."

 

마지막으로 일곱가족 모두 건강하게 매일 깨볶고 햄볶으며 살길~~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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