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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6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월간 샘터 6월호의 표지는 양측의 붉은 기둥과 천정의 초록색감의 조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표지 제목이 "마루"라고... '습기나 지열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고 통풍을 원활하게 하는 마루널판의 지혜'라고 설명되어있다. 어쨌든 한국적 미와 한국인의 지혜가 살아있는 것으로!
6월호 "이달에 만난 사람"은 <난 빨강>으로 유명한 박성우 시인이다. 시인은 4년 전, 고향마을 근처인 정읍 장금리로 들어가 터를 잡았다.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전업작가로 살고 싶어서였다. <난 빨강>이란 시집 속의 시는 어쩜 아이들의 맘을 저리도 잘 표현했을까?싶었고,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이번 기사를 보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스무살이 되기도 전부터 온갖 힘든 일을 했고, 이십대 중반에 시공부를 시작하면서도 낮엔 봉제공장 시다로 일했다고 한다.

정착한 곳에서 그의 글쓰기를 방해하는 건 하루 한 번 밥 먹으러 찾아오는 길고양이뿐이란다. 매일 오후 3시에 찾아오는 녀석에게 '오후 3시의 고양이'라는 시적인 이름도 지어주었다. 시인의 신작 <아홉 살 마음 사전>에서 행복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한다.
"가족끼리 소풍을 가서 김밥을 먹다가 하나 남은 김밥을 서로 입에 넣어 주려 할 때의 마음"
"마을로 가는 길"에서 찾은 곳은 대구 비산동이다.

황량하던 동네를 마을사람들이 하나 둘 꽃화분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정원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작은 화초 몇개 내놓는다고 동네가 달라질까 반신반의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작은 변화가 기적을 꽃피운 것이다. 공동체와 골목 문화가 사라져가는 요즘, 보기 드문 정겨운 사연이었다.

"모두의 디자인" 꼭지에서 소개한 곳은 서울의 독특한 서점, '아크앤북'이다.
위 사진만 봐도 일반 서점과는 다른 느낌이다. 서울 을지로 부영빌딩 지하에 보험회사 직원교육장이던 곳이 6개월전 서점으로 탈바꿈했다. 필자 김선미는 이곳을 '네 가지 테마로 잘 큐레이션된 취향을 파는 서점'으로 정의했다. 뭔가 웅장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와 주제별 서가가 몹시 궁금하다. 서울가면 꼭 한 번 들러보고 싶다.
6월호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글은 "보통의 조그만 나날들"이다. 김보통 작가가 연재를 그만하게 되면서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공개했는데 본인의 평가처럼 특별할 게 없다. 비법까지는 아니고 이름처럼 보통의 방법이다. 그런데 아다시피 글쓰기에 무슨 거창한 비법이 있는건 아니다.
그가 소개해준 평범한 방법을 실천해보며 오늘도 '계속 써야 해? 말어?'하는 고민은 잠시 접어둬야겠다.
1. 쉽게 쓴다.
2.이야기하듯 쓴다.
3. 쓸 거리가 있을 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