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혜, 듣기 아우름 33
서정록 지음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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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샘터출판사의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33권은 서정록의 <잃어버린 지혜, 듣기>이다. 저자 소개를 보니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을 만난 것과 아메리칸 인디언들에 대해 공부한것이 인생에 있어 두 번의 큰 열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듣기에 대한 내용인데 인디언들의 삶의 지혜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한 축은 태교에 대한 것이다. 작가는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가장 큰 지혜가 '듣는 것'이라고 한다. 대중문화가 대부분 시각적 현란함이 강조되므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 1장에서는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아프리카 부족, 종교에서의 듣기에 대해 살펴보고 2장은 '태교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나의 기도가 좀 더 마음을 모으고 내면을 향하게 될 때

나는 점점 더 말수가 적어진다.

마침내 나는 완전히 침묵하고

듣기 시작한다.

                   
듣는 것은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나는 처음에 기도는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뒤 나는 기도가 단순히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임을 배웠다.

                   
기도라는 것은 자기가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침묵하는 과정이며 나아가 침묵 속에 들어가

마침내 신이 나의 말을 들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 p.103 키에르케고르의 시 -

 

 

작가가 위의 시를 인용한 이유는 성경에서 끊임없이 '들으라!'고 하는 까닭이 있다는 것이다. 기도는 신에게 말하는 것뿐 아니라 신 또한 내게 하실 말씀이 있으므로 그의 말을 귀담아듣는데에 기도의 진면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들을 줄 알 때 신과의 올바른 대화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신자가 아니라서 신에게 기도할 일은 없다. 그러나 기도가 신과의 대화이듯 우리가 타인과 대화를 할 때 역시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대화의 제1법칙임은 두 번 말하면 입아픈 노릇이다. 이렇게 잘 알고 있는데도 잘 안 지켜지고 있으니 그게 더 큰 문제라 하겠다.

2장 태교의 비밀에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다. '귀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알프레 토마티"에 의하면, 태아는 수정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겨우 0.9mm정도 크기에 불과할 때 이미 초보적 수준의 청력이 형성된다고 한다. 심지어 달팽이관은 4개월 반만에 완전한 크기로 성장하며 실제로 4,5개월 된 태아는 소리와 음악의 자극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 우리나라 태교법에도 임부는 좋은 말만 듣고 고운 말을 써야 한다고 했지 않나. 아기는 태중에 있을 때 들은 엄마의 목소리에 가장 잘 반응하며 모차르트의 음악에도 안정적 반응을 한다고 한다. 이 장은 일반인이 읽어도 좋지만 임신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읽으면 바로 활용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추천하고 싶다.

작가는 우리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 식물을 너머 강, 바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 인간이 생존이 달려있다고...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탓을 하며 남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산다. 작가의 충고처럼 자연의 소리를 들으려면 잠시 멈추어야 할 것 같다. 일부러라도 자연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여유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소리를 듣는 소소한 호사로움을 가질 때 사람의 말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생길 것이므로.

** 위 리뷰는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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