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 삶이 괴롭기만 한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미나미 지키사이 지음, 김영식 옮김 / 샘터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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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30년 넘게 승려 생활을 하고 있는 '미나미 지키사이'의 에세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를 읽었다. 책 뒷면을 보니 답이 바로 나온다.

 

"인생에는 원래 괴롭고 슬픈 일이 더 많습니다."

 

라고...

 그렇다!!
인생이 어디 즐겁고 신나는 일만 있던가? 그보다는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이들이 더 많지 않나? 그래서 우리는 늘 답을 알고 싶어한고 찾아다닌다.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요?"
"나만 그런가요?"

 저자는 승려생활을 하며 만난 이들의 사례와 자신의 경험으로 독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나 감정적으로 응대하지도 않고, 마냥 응석을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심플하게 답한다.
1장.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2장. 「저세상」은 있는가
3장. 「진정한 나」는 어디에 있는가
4장. 「지금, 여기」에 사는 의미란
5장. 부모와 자식의 깊고도 괴로운 인연
6장. 인간관계는 왜 괴로운가
7장. 힘든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8장. 삶의 기술로서의 불교
이렇게 8장에 거쳐 풀어놓았는데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각 장의 제목을 보고 지금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해당되는, 답변을 듣고픈 것에 해당되는, 장을 읽어보면 되겠다.

 나에게 와닿은 문구를 몇가지 정리해 본다.

 

 "여러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이나 두 명 정도일 것입니다. 나머지는 그렇게 되지 못합니다. 그것이 어른이 되어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나는 중학생쯤 되면 현실을 말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현실에서는, 꿈이 작아지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다. 어른은 하나하나 불가능을 알게 된다. 꿈의 상실을 감당한다는 것이 성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현실을 전하고자 생각했다.

 '꿈의 상실을 감당한다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되어 좌절을 맛보고 자신이 꿈꾸던 것 근처에도 가닿지 못할 때, 우리는 절망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 것을...

 사람은 '태어나버린'존재다. 그것을 어느 시점에서 받아들이고자 할 때, 가치가 생긴다. 삶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다. 의미나 가치가 없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있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치가 없으면 만들면 된다. 그것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더 잘 살 것인가, 그것을 생각하는 편이 좋다.
'삶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환상을 버리라'고 한다. 앞 인용구에서도 그렇지만 아주 냉정한 듯 보인다. 그러나 사실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르트르의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외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실존주의와 궤를 같이 한다.
 모두, 삶이 힘들고 괴로우므로 이젠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욱 좋은 삶이 없다고 생각하므로 이 세상에서는 틀렸다고 절망한다. 그러나 내가 불교에서 배운 것은, 사람은 살아 있으면 즐겁고 기쁜 일보다는 괴롭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우선의 대전제가 된다. 나도 삶이 훨씬 괴로웠다. 그것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나는 '출가'함으로써 삶에 모든 것을 걸었다. 불교에서는 '불살생'이 계율의 맨 처음에 나온다. 내가 출가한 큰 의미 중 하나는, 자살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던 것이다.
 저자 역시 삶이 괴로웠지만 자살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사는 것이 언제는 쉽기만 한 적이 있었던가. 삶이 고행"이라는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꿋꿋이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힐링, 위로라는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저자의 메마른듯 하지만 담백한 조언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죽지 못해 산다"는 비관적 표현보다는 "개똥밭을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긍정적인 말을 되뇌보자!
그래도 죽는 것보단 사는 게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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