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같은 소리 하네 -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려고 지어낸 것이다."

 

"생선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과학실험에 가까운 유전자 조작 연어를 식용으로 허가하다니, 식약청의 발표에 몹시 화가 난다."

 

 

위 인용구를 읽은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 그런가?'
'이야, 심각한데...'
정도로 생각하고 스쳐지나가거나
"정치인 OOO이 그랬다는데 진짜겠지~"
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니면...
'말도 안되는 헛소리 같은데...'
'진짜? 확인해 봐야겠는걸.'
하면서 실제 진위를 확인해 보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래서 과학전문저널리스트 데이브 레비턴은 <과학같은 소리하네>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을 과학적 무지와 허위 정보와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해주길 바랍니다."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이란 멘트로 서두를 시작하는 모든 무지한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그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팩트체크하여 반론하는 이 책을 읽는 정치인들은 몹시 뜨끔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본인들의 발언을 수정할지는 의문이지만 우리 일반인들은 이런 전문가의 꼼꼼한 정리에 고마워해야할 것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정치인들이 주로 써먹는 방식을 12가지로 정리했다.

△지나친 단순화 △체리피킹 △아첨과 깎아내리기 △악마만들기

△블로거에 떠넘기기 △조롱과 묵살△문자주의적 논리공적가로채기

확실한 불확실성 △철지난 정보 들먹이기 △정보의 와전 △순수한 날조

그 중 2장의 체리피킹을 보자.
"체리피킹"이란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취하고 더 큰 증거는 무시해 버리는 것인데, 그래서 부제를 '과학은 골라먹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다.'로 붙였다.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즐겨쓰는 방법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전형적으로 쓰인 체리피킹 사례는 "지구온난화"이다. 단 하나의 빙하를 데이터라고 취한 유형, '17년 동안 온난화는 없었다.'는 주장처럼 그래프의 특정 구간에만 초점을 맞춘 유형, 자신에게 유리한 특정 데이터만 따오는 유형 등인데 어떤 경우든 큰 퍼즐의 작은 조각 하나로 사람들을 혼동시키고 과학적 정치적 진보를 한꺼번에 좌절시킨다는 결과는 똑같다.

4장의 "악마만들기 : 다 저 사람들 탓이다"도 한번 보자. 이 방식은 대개 무서운 과학적 개념을 이와 무관한 문제에 연결시켜 정치적 선전에 이용해먹는 전략이다. 질병이 뉴스거리가 될 때마다 정치인들이 이민자들을 걸고넘어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말라리아같은 풍토병은 여행자들이 기초적인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례를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는데 이 유형의 오류는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하는 반이민정책으로 연결된다. 트럼프가 국경장벽을 세우겠다고 말한 것도 병에 걸린 외국인이라는 개념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다. 이런 공포가 투표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이것을 미국 정치인들의 가장 끈덕진 과학오용사례로 꼽는다.

 

 개인적으로 놀란 사실은 바로 GMO식품이다. 내가 알고 있던 GMO식품에 대한 상식이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 GMO식품에 대한 안전성은 검증되지 않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해왔다. 누구에 의해 주입된 생각인지 몰라도 세상이 바껴도 한참 전에 바꼈는데 모르고 살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아직 양비론적인 뉴스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GMO식품의 장점과 발전과제 다음으로 꼭 빠지지 않는것이 안전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이미 검증 완료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문득 궁금해진 것~~ 정치인들이 이용해먹는 과학적 사실은 그들의 정치적 이익과 상관 관계가 있는데, GMO식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어떠한 목적이 있을까? 이제 그 주장을 하는 이들은 더이상 정치인이 아닌걸까? 아니면 내가 철지난 사실을 가지고 쓸데없이 혼자 논쟁하나? 이것에 대해서는 좀 더 찾아보기로 하고~ 나만의 과제가 생긴...ㅠ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을 빙자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물론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고 나아가 거짓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도 코치한다. 정치인들은 이 책에 소개된 오류들을 앞으로도 계속 저지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니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귀기울여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과학자는 아니지만'을 해시태그로 올려 실수한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진짜 과학자들의 연구가 진척되어 세상에 이바지하도록 돕자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국정치인 까기라서 사례들이 피부에 바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다 읽은 후 유형들만 파악해도 수확이다. 그 12가지 유형들을 우리나라에 대입해 비교분석해서 거짓말 정치인들을 까발려보는 것도 좋겠다. 허나 이것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자가 책의 유형들과 우리나라 사례와 맞춰보는건 피곤한 일이다. 차라리 우리나라 과학저널리스트에게 그 일을 맡겨 보너스 페이지를 실어주었다면 어땠을까. 책 마지막에 원문주석이 40쪽이 넘는다. 그것도 팩트체크를 위해  중요했겠지만 보너스 페이지가 있었다면 훨씬 대중적인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확인된 4대강 사업때 거짓말 친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어록을 보면 아주 가관이다. 돈 버리고 자연도 훼손한 그 사업은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런 헛소리하는 인간들의 입을 막으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물려야 한다. 저자의 주장처럼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알려야 한다. 그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자! 정치인들은 무관심을 자양분 삼아 살아가니까 말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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