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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리게, 더 천천히 - 애벌레가 알려주는 마음의 쉼표
김윤탁 지음, 김운홍 그림 / 솔과학 / 2025년 11월
평점 :
《조금 느리게, 더 천천히》는 무언가를 더 하라고 권하지 않고, 아무때나 편히 읽을 수 있는 동화같은 책이다.
대신 지금의 자리에서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용히 말해준다.
이 책은 애벌레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변화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저자는 쉼을 멈춤이나 포기가 아닌 준비의 시간으로 바라본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삶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믿음이 책 전체를 흐른다.
문장들은 짧고 단순하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그냥 가만히, 숨만 쉬어도 돼.”
이 말들은 설명이나 조언이 아니라 허락에 가깝다.
문장을 읽으며 무언가를 깨닫기보다, 잠시 내려놓게 된다.
이 책의 인상적인 점은 쉼마저 잘해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별한 방법도, 목표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누워 있어도,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도 괜찮다고 말한다.
이 책의 흐름은 하루의 리듬을 닮아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에서 시작해,
숨을 고르고,
작은 빛을 느끼고,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는 과정.
그 변화는 크지 않지만, 분명하다.
그림 또한 글과 같은 속도로
설명하지 않고, 재촉하지 않으며, 여백을 남긴다.
글과 그림이 하나의 고요한 호흡을 만든다.
《조금 느리게, 더 천천히》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람보다
지금 잠시 멈춰 서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지친 마음을 밀어붙이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조금 덜 조급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 책이 건네는 가장 큰 위로는
지금의 당신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