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라보는 타로 카드 스프레드 74 - 풍성한 스프레드 쉽고 정확한 리딩
바버라 무어 지음, 연보라 옮김 / 무지개다리너머 / 2025년 6월
평점 :
이 책은 단순히 타로 카드를 배열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스프레드가 지닌 구조적 힘과 질문자의 고민을 어떻게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실전 지침서였습니다. 타로를 나름대로 접해온 저에게는 카드 해석 중심이었던 시야가 질문을 위한 설계로 전환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스프레드를 단순한 틀로 보지 않고, 대화의 흐름과 감정의 맥락을 조율하는 하나의 구성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책의 초반에는 스프레드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이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지션 설계의 원리’였습니다. 어떤 질문에는 3장의 카드가, 어떤 경우에는 10장 이상이 필요한지를 상황별로 실제 상담 장면에 대입해 설명해 주셔서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그 원리를 적용해 기존에 자주 사용하던 켈틱 크로스 스프레드를 다시 점검해봤는데, 카드 배치가 너무 많아 질문자의 초점이 흐려졌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고, 스프레드를 수정했을 때 리딩의 효과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실제 활용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결정의 기로 스프레드’를 사용한 경험입니다. 지인이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이 스프레드는 ‘현 상황’, ‘가능성’, ‘장애물’, ‘숨겨진 감정’, ‘결정 후의 흐름’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복잡한 내면의 흐름을 명확히 정리해주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딩 결과는 ‘안정보다는 자유’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흘러갔고, 지인은 평소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타로가 단순한 예측을 넘어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후반부에 소개된 ‘78장 풀 리딩’은 숙련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 “앞으로 1년간 집중해야 할 삶의 주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이 스프레드를 진행해봤습니다. 한 장씩 카드를 펼치며 전체 덱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흐를 때, 제 삶의 전체 구조와 흐름이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타로라는 도구를 깊이 이해할수록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더욱 정밀해지고 확장된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타로를 단기간에 배우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간단한 테크닉 정도는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나, 문제는 배치된 카드를 어떻게 질문에 상응하도록 해석할 것인가이므로, 카드를 공부하는 만큼 스프레드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로를 오래 전 배우고 틈틈이 스프레드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평생 공부하면서 자기 삶을 관조하는 훌륭한 성찰의 도구를 갖는 셈 치면서, 생각하고 더 깊이 들어가고 또 다른 관점이 생기고 그러면 어느새 내 안의 조언자가 해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동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