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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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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증, 다운 증후군, 중증 자폐성 장애, 무발화 등 다양한 증상과 사연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 언어치료를 하는 저자가 쓴 수업 기록이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아이들의 성장 기록이다.

언어치료사인 저자는 아이들을 만나면 유심히 관찰하고 부모와 상담한다. 어떠한 진단을 받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언어치료 활동을 할지 세밀하게 대화한다. 어떠한 질환이나 장애, 환경으로 인한 것인지에 따라 활동이 미세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치료사와 치료를 받는 이, 보호자의 무수한 노력과 시도, 치료가 필요하지만, 저자를 비롯한 언어치료사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 꾸준한 마음과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대단해 보였다. 수업 기록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저자가 아이에게 보내는 따뜻한 편지가 담긴다. 언어란 무엇일까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언어에 대한 사유와 세상에 대한 사유가 좋았다. 세상에는 무수한 언어가 있다.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눈짓, 표정, 손짓, 발짓을 포착해내는 언어치료사가 생각하는 언어란 무엇인지, 언어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저자의 글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언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다고 표현한 제목이 참 좋았다.

한편으로는 정용준 소설가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고, 학창 시절에 만난 자폐성 장애인이었던 같은 반 친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나이로 14살이었는데, 학교에 오면 낯설어서 그런지 몇 가지 단어 말고는 얘기하지 않았다. 가끔 기분이 좋으면 노래를 불렀다. 그 친구에게 조금 더 살갑게 대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걸. 같은 반이었던 한 학기 동안 나와 내 친구들이 그 아이와 했던 것은 인사와 하이파이브뿐이었다. 무표정하다가도 하이파이브! 하면 엄청난 세기로 손바닥을 마주하던 그 친구는 잘 지내고 있을까.

의사소통 장애를 겪는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읽고 도움을 받아봄 직하다. 저자의 다른 책도 살펴본다면 좋겠다.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사람이 읽어보아도 도움이 될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6기)



희아야, 지구는 빙글빙글 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고양이 한 마리도 절대 지구 밖으로 떨어지지 않아. 우리를 붙들고 있는 중력은 위대해. 왜 이런 말을 네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

그리고 희아야, 우주가 아무리 넓다고 해도 별들은 소통하는 법을 몰라. 서로를 모르지.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 P64

아이들의 사고는 자기중심적이다. 모든 일의 원인을 자기로 돌린다. 그래서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은 잘못된 자기의 행동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쉽게 결론 내린다.
- P111

말은 강물과도 같다. 아이들의 말은 어른들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한다. 미숙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막히지 않고 유유히 흐를 수 있다. 앞으로 민이의 말도 그랬으면 좋겠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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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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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코리아 등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오랜 기간 일해온 저자의 인터뷰집이다. 가수 최백호, 프로 야구선수 강백호, 법륜 스님, 코미디언 강유미,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정현채 교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1세대 디자이너 진태옥, 피아니스트 김대진, 시인 장석주,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 연극배우 박정자의 인터뷰가 담겼다. 내가 잘 모르는 인물이 많아서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나에게 익숙한 인물은 강백호, 강유미, 강경화, 장석주, 차준환 정도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가 읽게 될 것 같다. 2021~2022년에 인터뷰를 진행한 것 같았다.

 

  저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터뷰이만의 언어를 포착하고 채집하려고 집중한다. 보통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이들의 불안을 보고 싶어 한다. 사람의 내면을 알기 위해서는 결핍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이들의 내면은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이들의 언어를 들으며 중간중간 정리하는 문장이 있었는데, 저자의 문장이 돋보이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강백호, 법륜, 강유미, 강경화, 차준환이었다. 강백호는 개인적으로 좀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기아의 맹덴이 인터뷰에 언급되는 걸 보면 2021년에 인터뷰한 것 같은데, 도쿄 올림픽 전인지 후인지는 몰라도, 그 해에 유독 욕을 먹었던 게 기억난다. 그래서 더욱 말할 때 조심하는 게 느껴졌다. 저자가 강백호가 축약하고 축약해서 단답형으로 말해서 쓸 것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걸 보니 더더욱 선수가 마음 고생한 게 느껴져 안타까웠다. 나는 법륜 스님을 잘 모르는데, 말씀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다. 내 생각과 아주 잘 맞는 부분도 있었다. 강유미의 인터뷰는 중간에 너무 웃긴 지점이 있었다. "그 뒤론 제 차에 폭탄이 설치돼있나 괜히 뒤져보기도 하고, 이상한 영화적인 상상도 하고 그랬는데 저 같은 찌끄레기는 별로 신경도 안 쓰시는 것 같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124)" ㅋㅋㅋㅋㅋㅋㅋ 난 강유미의 화법이 웃기다... 강경화의 인터뷰는 우아하면서도 어딘가 호탕한 기세가 느껴져서 좋았다. 아래에 인용한 문장 외에도 "저는 최초의 여성이 되고 싶어 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냥 저한테 기회들이 왔을 뿐이고, 이제는 그런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세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186)" 등의 말이 좋았다. 차준환의 인터뷰는 담담하면서도 자신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보통 인터뷰집이라면 인터뷰이의 소개가 짧게나마 적혀 있을 법도 한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차례 면에 심플하게 인물을 나타내는 수식어가 있고, 인터뷰 시작 전에 사진 한 장, 그 아래에 인터뷰에서 추출한 말귀 하나가 적혀 있을 뿐이다. 질문은 조금만이라는 제목처럼 책의 디자인도 내용도 아주 간결하게 표현되었다. 조금은 색다른 인터뷰를 보고 싶다면, 혹은 11인 중 관심 있는 인물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작가만의 문체와 언어가 느껴지는 인터뷰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터뷰는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장르라서 제대로 구사한다면 달려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 P7

강백호를 만나기 전에 공포 하나가 있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오래 고민하다가 완전히 축약된 단답으로 말하면, 나는 쓸 것이 없는 말들에 너무 괴로워하다가 시간을 다 쓸지도 모른다는. 강백호는 어휘를 뚜렷하게 발음하지 않았다. 악센트를 강조하지 않아 문장이 전부 섞인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요즘 소년들의 세태를 다 섭렵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어느 순간, 그 얼굴에 눈 앞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어 단어를 찾는 성장기 소년이 보이자 공포가 싹 달아났다. - P63

"저 힘든 세월 많이 겪었습니다. 이제는 법 제도 면에서, 평등 관련해서 웬만큼 갖췄다고 생각하는지 인식은 아직도 갈길이 멀죠. 제가 외교부 장관으로 있는 동안, 같은 값이면 중요한 자리에 여성들을 많이 등용했습니다. 근데 제가 퇴임하는 날, 퇴임식도 못하고 그냥 쭉 돌면서 계단에서 간부들하고 사진 찍고 차 타고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까 제 뒤에 다 남자였어요."
대한제국 단발령 반대 구호가 100년 뒤에 들리는 이 기분은 무엇일까.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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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자이언트 픽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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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정전이, 소음(폴터가이스트), 인공피부, 크고 작은 구원 서사, '염'을 하는 로봇의 헤아림. 생각보다 장르와 소재가 다양해서 짧은 시간 만에 읽을 수 있었던 앤솔러지였다. 연인과의 애정, 우정,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과 환대, 헤아림. 우리가 요즘의 삶을 살아가면서 추구하고, 그래야만 하는 가치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여러 가지 소재로 그려낼 수 있다니. 감탄하고 공감하며 읽었다.


  이유리 작가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에서는 마지막에 마음이 쿵, 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내용은 더 말하지 않겠지만, 그 순간 수진이 느낀 감정은 나보다 더 크지 않았을까. 김서해 작가의 「폴터가이스트」에서는 현수에게 괜스레 고마웠다. 세인의 이야기를 남에게 듣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어서. 김초엽 작가의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속 서술자의 태도에 동의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좋았다. 설재인 작가의 「미림 한 스푼」에서는 미림과 주경이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가 참 좋았다. 특히 미림이 주경을 떠올리며 무엇을 해줘도 아깝지 않은 마음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에 울컥했다(인용 212쪽). 천선란 작가의 글은 이제 두 번 읽어보았는데, 결말에서 또 울 뻔했다. 결말 장인이신가. 「뼈의 기록」에 등장하는, 누군가를 헤아릴 줄 아는 로비스가 죽음을 깨닫는 장면이 유독 슬펐다.


  이다지도 소중한 감정들을 담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했다. 노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가 자꾸만 떠오르고, 인물들이 떠올라서 다시 읽게 될 것만 같다. 자이언트 픽을 다시 만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니 아쉽다. 앤솔러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게 있는 사랑의 총량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남은 사랑은 모두 다 너에게 줄게." 할 것만 같아서 마음이 벅차다. 다 읽고 나서 금박이 반짝거리는 이 예쁜 책을 한참이나 빛에 비추어보며 만지작거렸다. 곧 발렌타인데이이니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좋겠다. 같이 읽고 사랑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초콜릿처럼 꺼내먹어요···. 큼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성재를 안은 팔에 힘을 꽉 주며 생각했다. 바깥에서 어떤 고통과 수모를 겪어도 나는 견딜 수 있다, 성재가 기다리는 이 집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나는 언제든 성재를 만날 수 있고 성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몸을 씻은 뒤 잠을 청할 수 있다. 오늘도, 내일도, 아마 죽을 때까지 평생. 그 사실을 되새기자 기쁘고 행복해서 마음 깊은 곳이 파들파들 떨렸다. 감히 내가 이런 걸 누려도 될까. - P26

"애들이랑 있다가 너랑 있으면 물에 딱 들어갔을 때랑 비슷해." - P108

언젠가는 다시 그 거리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싫지 않았거든요.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자기 온몸을 바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요. (···)

다른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수브다니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거예요.

- P167

너를 위해 누군가가 시간과 힘을 쓰는 날이 생길 때도 있단다. 그것이 금세 무용해진다 하더라도 그 누군가는 별로 상관하지 않고, 그저 네가 원했으니까, 너라는 사람이 이 결과를 필요로 했으니까 노력을 기울였을 거야. 살다보면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마주하는 때가 있어서, 그게 나머지 오천이백만 겁의 허름하고 꾀죄죄한 결들을 잊게 만들지. - P212

로비스의 전원을 끄기 직전, 로비스는 모미가 이제 성간우주에 돌입했다는 계산을 해냈다. 그리고 그 순간 로비스는 이제 죽음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죽음이란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다르며, 볼 수 없는 존재의 삶을 끊임없이 보고 있는 뼈의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로구나.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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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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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의 서평단, 하니포터 6기의 첫 활동 도서이다. '오로라를 본 듯 황홀하다.'는 표현을 읽어도, 어디선가 오로라 사진을 보아도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게다가 지구와 태양의 자기장 때문에 발생하며 초록빛이라는 것 말고는 오로라에 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NASA '오늘의 천체 사진'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된 천체 사진가의 책이라는 소개 문구에 궁금증이 생겼고, 밤하늘과 천체를 좋아했던 어린시절이 떠올라 신청했다.

책을 받은 뒤 펼쳐보니, 오묘한 연둣빛 오로라 사진과 이해하기 쉽게 쓰인 정보들이 나를 환히 반겨주었다. 어린이 시절 천체와 별자리에 관심은 많았지만, 오로라에 관련된 책을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초등학생 시절의 내가 이 책을 만났다면 푹 빠져들어 읽었을 게 분명하다. 신의 영혼 오로라를 읽으며 멋진 오로라와 밤하늘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장에는 오로라에 대한 정의와 발생하는 이유, 연둣빛 오로라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비롯한 정보가 담겼다. 오로라를 볼 확률이 높은 시기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오로라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오로라 관측 및 촬영 베테랑으로서 직접 경험해본 프로그램과 포토스팟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3장은 오로라를 직접 촬영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듯했다. 카메라 설정값부터 시작하여 촬영팁과 카메라 관리법 등을 전수해준다. 이 모든 내용을 저자가 직접 촬영한 오로라 사진을 보여주며 전달하니 믿음직스럽고, 믿을 수밖에!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오로라를 직접 보고 촬영하는 경험을 한 이후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시도해보라고. 시도하지 않으면 오로라를 볼 확률도, 인생이 바뀔 확률도 0%라고 말이다.

 

2024~2025, 오로라 극대기가 다가온다고 하니 새로운 여행을 찾는 사람, 오로라를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적어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참고해보았으면 한다. 일목요연한 정보가 편리할 것이고, 오묘하고 아름다운 오로라 사진들이 가슴을 더 두근거리게 할 것이다. 오로라와 함께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큐멘터리 <오로라 헌터> 촬영으로 열흘 일정으로 방문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제대로 찍은 게 없었다. 떠나는 날 아침,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할 시간이었는데, ‘꾼의 감‘이라는 게 있어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늘에서 뭔가 일어나리라는 감. - P70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막에도 비가 내리면 잠시 꽃이 피고 어디선가 벌레들도 나타났다 사라진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구의 생명들과 인류의 문명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막과도 같은 광대한 우주, 그 변두리 어딘가의 작은 별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행성에서 우연히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졌다.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온도, 숨 쉴 수 있는 대기와 외부의 고에너지 입자로부터 보호해주는 자기장 등. 그러자 우연인지 필연인지 생명체가 나타났고, 언젠가 다시 사라질 것이다. 사막에 피는 꽃이 건기가 되면 사라지듯이.
오로라의 황홀한 빛은 지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생명이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증거다. 먼 훗날 언젠가 다른 우주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그 행성에서도 오로라가 보일 것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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