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ㅣ 책세상 세계문학 11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책세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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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싯다르타,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본명입니다.

석가모니는 소왕국 '카필라'의 왕자이지만 모든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고행한 끝에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많은 이들에게 교화하다가 여든의 나이에 열반에 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토록 짧은 문장으로 그의 생애를 설명했지만 그가 베푼 가르침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세상 곳곳에

전파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오늘은 이런 의문을 품고 읽게 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싯다르타] 제목만 읽었을 땐 석가모니의 일생을 다룬 책이 아닐까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작중에 석가모니가 등장하기는 합니다.

다만 작가인 헤르만 헤세는 석가모니의 본명인 고타마 싯다르타를 나눠서 세존 고타마와 구도자 싯다르타로

구분하여 등장인물을 창조해 낸 것이죠.

작품은 브라만 계급의 아버지를 둔 싯다르타가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출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세존 고타마 아래서 수행하려던 싯다르타는 문득 깨달음은 가르침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빈다와 헤어진 후 홀로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인간은 배워서는 아무것도 깨달을 수가 없다'는 사실만 알게 됐지!

사실 이 세상에는 '배움'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

오직 하나의 깨달음만 존재할 뿐이야. 그건 도처에 있어.

바로 아트만이지.

이건 내 안에도 있고, 자네 안에도 있어. 모든 존재 안에 있지.

아트만을 깨닫는 데 가장 큰 적은 그것을 배워서 알려고 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문들 곁에서> 中에서


싯다르타는 길에서 만난 매혹적인 창부 카말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상인이 된 후

서서히 돈과 권력의 세계에 눈을 뜨지만 더 많은 부를 거머쥐고 사랑하는 여인과 쾌락에 빠질수록

오히려 자신의 내면은 텅 비어 가고 급기야 나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마저 끊어버리려 강으로 향한 싯다르타는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

그의 내면에서 죽은 것은 오래전부터 죽기를 갈망해 온 다른 무엇이었다.

그건 일찍이 뜨거운 참회의 시절에 죽이고자 했던 내면의 다른 자아였다.

그건 오랜 세월 맞서 싸웠으나 번번이 굴복했고, 죽었다 싶으면 다시 살아나

기쁨을 앗아가고 두려움을 안겨주던 바로그 불안에 떨면서도

자부심에 차 있던 소아小我였다.

그 자아가 오늘 여기 숲 속, 아름다운 강가에서 마침내 죽음을 맞았다.

지금 그가 이렇게 두려움 없이 확신에 차서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것도

소아의 죽음 때문이 아닐까?

<강가에서> 中에서


다시 태어난 싯다르타는 맨 처음 그가 출가했을 때 강을 건네준 뱃사공 바수데바를 만나

그와 함께 지내면서 강으로부터 가르침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평화를 얻은 싯다르타 앞에 그와 꼭 닮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 카말라.

세존의 입적 소식에 길을 나섰던 카말라가 뱀에 물려 죽자 싯다르타는 아들을 맡아 키우게 되지만

그의 아들은 낯선 부친의 존재를 거부하고 어느 날 몰래 도시로 도망쳐버립니다.

아들을 향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던 싯다르타를 타이르는 바수데바에 의해

그제야 자신의 출가를 반대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만큼은 그런 번뇌와 고통, 환멸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될까요?

아들을 위해 열 번 죽는다고 해도 당신은 그 아이가 짊어진 운명의 무게를

털끝만큼도 덜어줄 수 없을 겁니다.

<아들> 中에서


싯다르타는 세상 속에 몸을 던져 모든 번뇌와 절망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또 모든 것을 비워낸 셈이죠.

그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통찰하며 바라보며 깨달아갑니다.

그리고 자연의 순리처럼 흘러가는 강에 모든 것을 흘려 보내며 완성을 이룹니다.

책장을 덮으며 저는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에 친구 고빈다를 다시 만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 아래서 가르침을 받았던 고빈다는 그 후로도 수행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불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삼라만상과 일체를 이룬 싯다르타를 만난 고빈다는 가르침을 청하지만

그는 알 듯 모를 듯 미소만 짓습니다.

그런 그가 친구에게 남긴 한마디가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그 문장을 남기며 오늘의 책 이야기를 이만 마칠까 합니다.


내가 이 돌멩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까닭은

이게 언젠가 이런저런 것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그 자체로 오래전부터 언제나 그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싯다르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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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뜻이었어? - 생각 없이 내뱉는 무서운 말들
별 지음 / 휴앤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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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잘 모를 때 어디선가 주워들은 '표리부동'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딘가 표독스럽고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사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쓰는 말.

한자가 아닌 한글로 이해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그런 뜻이 아니란 건 한자를 배우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종종 멋대로 한 해석이 떠오르곤 합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전해 오는 관용구나 속담을 습관처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어떤 뜻이 담겼는지 알고 쓰고 있을까요?

오늘은 생각 없이 쓰는 말들의 뜻에 대해 알아보는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런 뜻이었어?]는 우리가 무심코 쓰는 옛말이 가진 뜻을 한번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자인 별 작가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관용어나 속담 속에 담긴 의미가 과연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 그 맥락을 짚어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박 겉핥기처럼 대충의 의미만 알고 쓴 문장이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의미를 지녔다거나

혹은 권위 있어 보이는 사람이 쓴 말이니 그럴싸해 보여서 썼는데 나중에 가짜였다거나

그런 경우를 종종 겪지는 않았는지요?

저자는 옛말을 인용할 때는 두 가지를 고려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는 '모르는 게 약'이지만 '아는 게 힘'이라는 말처럼,

대부분의 옛말엔 그와 동등한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정반대의 뜻을 지닌 또 다른 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하나는

자연스럽게 '상황' 또는 '맥락'이다

연설이나 강의하는 사람에게 '침묵은 금'이라는 말은 할 수 없잖은가!

나아가 특정 옛말이 만들어진 배경까지 안다면, 더없이 좋다.

<이런 뜻이었어?> 中에서


책 속에 실린 문장들은 총 62가지입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격언이나 명언, 속담과 관용어 그리고 특이하게도 성경구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종종 입버릇처럼 '겨자씨 한 알만큼의 믿음'이란 문장을 쓰곤 하는데

마침 이 책에도 '겨자씨만 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구절이 있어 읽었습니다.

'겨자씨'는 아주 작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눈에 보일 정도지요.

그러니 아주 작더라도 믿음을 가지면 겨자나무처럼 큰 믿음이 자나란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작은 믿음을 더해가면 언젠가는 커다란 믿음을 이룰 수 있다고요.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겨자든 사과나무든, 씨앗의 종류는 상관없다.

씨앗의 크기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씨앗'이, 즉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기만 하면 된다.

크든 작든 모든 종류의 씨앗은 특정 나무로만 자란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특정 나무로 자랄 확률이 100%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의심'은 단 1%도 없다.

99%는 필요 없다.

단 1%의 불안감과 의심도 없는 '100%의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다.

<겨자씨만 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 中에서


100%의 믿음!

그렇군요. 의심이라곤 절대 없는 상황!

사과 씨앗을 심으면 당연히 사과나무로 자라는 것처럼 오직 믿기만 하는 것입니다.

포도 씨앗에서 포도가 나는데 왜 포도가 나왔느냐고 묻지 않는 것처럼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씨앗을 심어야 열매를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말로만 '이건 겨자씨다, 포도씨다'라고 해봤자 심고 가꾸고 거두는 노력이 없다면

그 씨앗은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제 곁에 있으시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네요.

"내가 언제 그런 뜻으로 말했니?"



[이런 뜻이었어?]는 익히 귀나 입에 익은 옛말들을 톺아보며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저 문장이 가진 오류나 어원 정도만 설명할 거라던 저의 막연한 상상은

읽는 내내 속절없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속담이나 명언, 경구들이 가진 속뜻을 통해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책이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려다가 호되게 매운맛을 본 느낌입니다.

역시 장맛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듯 책은 읽어봐야 제맛을 알 수 있는 법이네요.

무심코 쓰는 문장들의 참의미를 알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런 뜻이었어?]를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이런 뜻이었어?]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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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안의 아이가 정말 괜찮냐고 물었다 - 내면 아이를 외면하며 어른인 척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자기 치유 심리학
슈테파니 슈탈 지음, 홍지희.오지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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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상담심리학을 배울 때 '내면아이 Inner child'란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면아이란 한 개인의 인생에서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로

어린 시절에 겪은 감정, 욕구, 상처 등의 결핍을 지닌 채 어린아이로 머문 상태를 표현한 것이죠.

나의 내면에 그런 어린 내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후로 공부는 마무리짓지 못했지만 간혹 '내면아이'와 관련한 책을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소개할 책 또한 내면 아이를 다룬 교양심리서입니다.



[어느 날 내 안의 아이가 정말 괜찮냐고 물었다]는 2015년 독일에서 출간된 후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읽히는 최고의 심리학책으로 손꼽힙니다.

저자인 슈테파니 슈탈 작가는 독일의 저명한 심리 상담 치료사로 내면아이를 탐색하고 돌봄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내면아이는 하나가 아니라고 합니다.

상처 입은 내면아이로 인식할 수 있는 '그림자 아이'와 기뻐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태양 아이'입니다.

작가는 우리가 알아차려야 할 내면아이로 '그림자 아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림자 아이'가 어른인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어른이 아이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말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는 상대의 별 뜻 없는 행동에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경우가 없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분노나 슬픔이 생긴다면 자신 안의 '그림자 아이'가 화내고 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겉으로는 밝고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상처 입은 내면아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아주 면밀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림자 아이를 찾으라고 합니다.

그럼 왜 그림자 아이를 찾아야 하는 걸까요?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답합니다.


그림자 아이에서 비롯되어 별다른 성찰 없이

단순히 튀어나오듯 행동으로 옮겨진 감정은

우리 자신과 인간관계에 문제를 일으켜요.

그러므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해야 해요.

<2장 그림자 아이를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 中에서


책을 읽으면서 저는 내면아이를 만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되풀이하니까'

어떤 문제가 생기면 늘 '나 때문에', '내가 부족해서', '내가 형편없어서'라며 스스로를 자책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존감과 관련한 부정적 신념이 제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림자 아이를 나무랐던 것이죠.

이렇게 내면에 각인된 신념의 그림자 아이가 가진 보호 전략에 대해 책은 격려와 조언을 남겨주었습니다.

저의 그림자 아이는 인정에 대한 중독을 가지고 있었어요.


완벽에 대한 추구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이 두 가지 전략의 공통점은 주변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인정받으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합니다.

오로지 인정받고 싶어서 취미, 물건,

그리고 파트너까지고르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이때 취미, 물건, 파트너는 모두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야망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무리 지어 사는 동물이며 애착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2장 그림자 아이를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 中에서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면 아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긴 1장에 이어 그림자 아이를 찾는 연습을 하는 2장 그리고

3장의 그림자 아이를 치유하고 태양 아이를 만나는 데에 이어 자기 성찰과 돌봄의 4장까지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내면의 아이를 만나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그림자 아이를 알아차리더라도 일상에서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내면 안에 가둬둔 그림자 아이의 존재를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치유는 어렵겠지요.

그림자 아이가 원하는 패턴대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 시절의 체계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림자 아이와 그의 신념을 토대로 당신의 현실을

스스로 구성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다시 말해 순전히 운명적으로 일어난 것들을 제외하고

당신의 문제들은 자신과 주변 환경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인지한 결과입니다.

이제 자신의 인식, 생각, 감정을 스스로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돼요.

<2장 그림자 아이를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 中에서


그림자 아이 또한 저 자신입니다.

그림자 아이가 가진 두려움과 불안, 슬픔을 투영하여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그 아이의 부정적 감정을 보듬고 위로하는 한편 태양 아이를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종종 그림자 아이가 불쑥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현실을 구성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태양 아이 모드로 변화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야겠지요.

내면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낄수록 우리 역시 편안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메시지로 이 글의 끝을 맺을까 합니다.



당신은 당신이고,

그게 당신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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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러스트
이종수 지음 / 아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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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화선지 위로 짙게 번져가는 새까만 먹물

붓끝에서 힘차게 뻗어나가는 대나무의 기상과 살포시 피어나는 매화의 요염

한국화를 떠올리면 늘 묵은 종이 위로 스쳐간 붓의 옅어진 흔적을 연상하게 됩니다.

서양 미술작품에서 보이는 화려함과 달리 한국화는 비슷비슷한 구도와 색채, 읽기 힘든 한자 등으로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뿐이었어요.

한국화와 친해질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은 누구나 한국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한국의 일러스트]라는 제목에서 한국의 옛 그림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저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이종수 작가는 예쁘고 선명한 이미지를 뜻하는 '일러스트'라는 단어를 통해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깨고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다양한 한국화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말합니다.

비록 인쇄된 종이 위에 실제 그림이 보여주는 색감과 구도를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림 속에 담긴 숨은 뜻만큼은 마치 도슨트 받는 느낌이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어요.



책은 역사 속에 잘 알려진 화가, 김홍도나 신윤복, 정선, 신사임당 등의 그림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 총 73점이 실려있습니다.

저자는 인체의 오감을 비롯하여 심상, 마음까지 모두 열어서 감상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냄새가 나거나 소리가 들리지는 않겠지만 작가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마음의 창을 통해 모두 받아들이고 상상해 보기를 바란다는 뜻일 테지요.

실제로 저는 심사정의 <삼일포>라는 그림을 보며 겨울의 정적이란 이런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림 속에 그려진 하얀 점 같은 눈송이가 실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좀이 먹은 흔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훼손된 것이라나요.

그럼에도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 측에서는 그림을 복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 또한 시간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이죠.



이처럼 우리가 미술관에서 그저 눈으로 훑고 지나쳐 기억에조차 남지 않을 작품들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차분히 들여다보노라면 먹의 흔적과 종이의 여백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그림의 표현기법에 더 흥미가 가기도 합니다.

가끔은 요즘 그린 작품이 아닌가 할 만큼 세련되고 화사해 보이는 그림을 한참 동안 보기도 했습니다.

검무도처럼 춤을 추는 무녀의 치맛자락이 정말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꽃밭을 날아다니는 나비들의 화려한 날갯짓에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요.

또 고양이나 소, 개 등 동물들이 짓는 귀엽고 다양한 표정에서 작가들의 애정 어린 시선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화가라면 산수화니, 인물화니, 자신의 주전공이 있게 마련이다.

변상벽은 동물화, 그 가운데서도 고양이를 잘 그렸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변고양이'였다고. 고양씨,라고 불렸다는 얘긴데.

그러니까 변상벽도 응수하듯,

'고양씨라고? 그렇다면 끝을 보여주지. 이런 그림은 어때?'

하고 <묘작도>를 내놓은 게 아닐까.

그래, 이런 고양이, 누가 그릴 수 있겠어?

<우리, 고양이 얘기나 해볼까?> 中에서



한국화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으니 책에 자주 등장하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을 방문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의 원본도 보고 싶네요.

올가을은 한국화를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나봐야겠습니다.

한국화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한국의 일러스트]를 한번 읽어보세요.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낯설지만 한편으론 낯익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화의 새로운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겁니다.

시대를 건너뛴 옛사람의 그림편지를 담은 [한국의 일러스트]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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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 - 한번 어긋나면 평생 멀어질까 두려운 요즘 엄마를 위한 관계 수업
이정아 지음 / 현대지성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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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식날만 해도 아이는 참 들떠있었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나흘째 되던 날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습니다.

단순히 환경차이라고 생각했지요. 조금만 더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요.

그러나 일주일 후엔 아침마다 등교전쟁을 치렀습니다.

초등 3년이 된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납니다.

어쩌면 저는 사춘기를 맛보기 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를 다룬 책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는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말과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저자인 이정아 작가는 유치원 교사와 방과 후교실 교사로 지낸 12년간의 현장 경험과 2000건이 넘는 부모 상담을 통해

아이들과 부모의 마음을 치유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담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저자 역시도 교육 전문가를 자처했지만 사춘기를 맞은 자녀와의 불화로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하지요.

사실 '사춘기'라는 이 특별한 시기는 누구나 거치는 성장통이기는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고 소원해지기도 합니다.

시중에 사춘기를 다룬 여러 서적들은 많지만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의 감정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부모가 좀 더 슬기롭고 건강하게 해쳐나갈 수 있도록 부모 마음을 먼저 다독이고 어루어 만져줍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역할은 길잡이가 아닙니다.

부모는 힘들 때 잠깐 들러 편히 쉴 수 있는 나무 그늘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넓고 큰 그늘을 가진 든든한 나무처럼 비바람 치는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나면

아이는 어느덧 나무를 감싸 안을 만큼 크고 멋진 존재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장 지금껏 내가 잘못 키운 걸까?> 中에서


사춘기에 접어들면 아이 역시 난생처음 겪게 되는 많은 변화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누구도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에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데 엄마는 마음도 몰라주고 공부를 재촉하며

여전히 아이처럼 바라보며 자신의 사생활에 간섭하려 든다는 사실에 분노를 일으킬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 엄마의 할 일은 무엇일까요?

버릇없이 행동한다고 화를 내거나 내가 잘못 키운 게 아닌가 자책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아이가 감정을 다스릴 수 있도록, 감정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줄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엄마의 마음 근육이 단단할수록 아이의 감정도 금방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사춘기는 결국 아이가 부모의 보살핌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삶을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시기가 아닐까요?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사춘기에 겪게 될 감정의 변화와 관계의 문제, 달라지는 외모와 성(性)의 인식,

가족 간의 스트레스와 막연한 꿈과 진로에 관하여 35가지의 테마로 나누어 다루고 있습니다.

또 각 장이 마무리될 때 '이토록 다정한 엄마의 말 연습' 코너가 마련되어 구체적인 대화법을 가르쳐줍니다.

부록으로 사춘기 엄마들이 많이 하는 Q&A를 통하여 사춘기 아이와 마주할 때 일어나는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으니 혹시 고민상황이 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저학년이지만 종종 아이가 보여주는 행동에서 사춘기가 머지않았음을 느끼곤 합니다.

책에 실린 부록의 사례를 읽으면서 어쩌면 지금 사춘기인가?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물론 막상 사춘기가 오면 어찌할 바를 몰라서 허둥댈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때 또 이 책을 펼치면 될 테니 걱정은 잠시 내려놓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면 우리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조금씩 양보하며 더 많은 배려를 베풉니다.

사춘기도 비슷한 시기인 것이지요.

부러 부모에게 버릇없는 행동을 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아이는 절대 없습니다.

이를 냉정하게 인지하고 마음이 아프고 혼란스러운 사춘기 아이를

살뜰히 보살피고 배려한다고 생각하세요.

인생에 딱 한 번 오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 때, 아이를 잘 보호해 주고

돌봐주는 것은 부모의 의무입니다.

<2장 관계가 망가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中에서



앞서 말한 아이의 등교거부는 한 달이나 이어졌습니다.

너무 힘들 때 아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 원장님이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어요.

"지금 아이가 하고 있는 것 중에서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 있나요?"

그때 저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남들이 다하니까, 해야 한다니까,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를 공부시키고 학원을 보내고 있었으니까요.

당장 사교육을 중단하고 학교 등교만 잘해달라고 달랬습니다.

그렇게 겨우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지요.

아무것도 몰랐던 엄마는 그렇게 하나의 교훈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던 터라 아이의 사춘기는 좀 더 준비를 잘해서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춘기라는 거친 바다를 건너는 아이와 엄마를 위한 [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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