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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평점 :
가끔 드라마를 BGM처럼 틀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정주행 채널 중 자주 찾는 드라마는 몇 년 전 방영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특히 산부인과 에피소드는 볼 때마다 울게 됩니다.
산모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출산의 고통에 공감하기 때문이겠죠.
엄마와 아이가 한 몸일 때 그 힘듦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세상에 일찍 나온 신생아들을 위한 엄마가 되어주는 의사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의 저자 스텔라 황 교수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병원의
소아과 신생아분과 교수이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한겨레21]에서 연재한 글을 모은 에세이입니다.
엄마의 뱃속에서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채 태어난 초미숙아들을 돌보며 그들의 삶과 죽음에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했습니다.
저는 저자가 쓴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왈칵 눈물이 나고 말았습니다.
보통 의사들은 '환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신생아중환자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는 말이다.
대부분 '아기'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중략)
물론 내가 낳은 아기는 아니지만 손길이 닿는 순간, '나의 아기'가 된다.
그래서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모두 이렇게 말한다.
"내 아기"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中에서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영상이 떠오릅니다.
코로나 때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아기를 향해 줄곧 '이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라고
말을 건네던 간호사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아기를 향해 다정한 말을 걸어주고 엄마 대신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모든 의료진들을 향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절로 피어납니다.

책은 저자가 문과생이 미국으로 건너가 소아과 의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자녀를 둔 엄마이자 아기를 돌보는 의사로서의 고충, 건강하게 중환자실을 졸업하는 아기들과
그렇지 못한 아기들에 대한 사연들로 이어져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웃고 우는 저를 발견하게 되네요.
독자가 엄마라면 아주 깊이 공감하게 되는 책입니다.
한밤중 아이가 아플 때 응급실로 달려가게 됩니다.
연신 졸음을 못 이기는 눈빛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아이를 진찰하는 응급의사를 보며
밤을 꼬박 새워 응급환자를 돌봐주는 병원이 가까이 있음에 감사드리게 됩니다.
아이의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저자를 글을 읽으며 그가 오래오래 미숙아들의 엄마가 되어주길,
그래서 아이들이 무사히 졸업하길 염원해 봅니다.
작고 여리지만 반짝이는 생의 가르침을 담은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를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