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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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거쳐가는 질문의 고비.

종교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지 동화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지 정면돌파로 승부를 봐야 할지

참 난감과 당혹이 교차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모두들 어떻게 위기의 순간을 넘기셨는지 궁금하네요.

문득 이런 질문을 넘어 생물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생명 과학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책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송기원의 생명 공부]는 생명 과학 입문서입니다.

저자인 송기원 교수는 연세대를 거쳐 미국 코넬대에서 생화학 및 분자 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고

밴더빌트대 의과 대학 박사 및 연구원을 거쳐 현재 연세대 생명 시스템 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대통령 소속 국가 생명 윤리 심의위원회와 국가 지식재산권 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저서활동을 통해 생명 과학에 대한 이해와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17가지의 질문으로 진행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나 혹은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게 됩니다.

또 이 질문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철학자나 예술가, 과학자가 되기도 하는 것은 아닐까요?



저자는 이런 '생명'에 관한 질문에 대해 자신이 탐구해 온 연구의 결과를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014년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던 책의 개정 증보판이니까요.

10년의 시간이 채 흐르기도 전에 생명 과학 분야는 큰 변화를 겪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CRISPR-Cas9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모두 인간의 의지대로 쉽게 변경하고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넣었으며 코로나19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포 치료제 지식과

기술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었다는 것이 그 사례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지만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맞춤형 아기 생산이 가능한 시대가 온다니

어쩐지 SF영화처럼 커다란 시험관이 자궁처럼 태아를 키우는 장면이 상상되었습니다.

실제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오싹합니다.



물론 생명 과학의 발전은 그보다 더 좋은 일에 활용될 것입니다.

난치병 치료부터 생명 연장과 멸종 위기종의 복원 등 지구 생명체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요.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빠른 생명 과학의 발전에 비해 윤리적 기준이 정비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생명의 존귀함에 대해 더 깊이 더 폭넓게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명 과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문외한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이 책은 암기할 책이 아니라 생명 과학을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재미있으니까요.

전문 지식이 아닌 생명체로써 지닌 호기심만으로 세상의 이치 중 하나를 배우려는 자세로

읽다 보면 어느새 생명 현상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송기원의 생명 공부]는 생명이 가진 가장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생명의 본질에서부터 기원과 구성, 생명이 가진 정보의 해독과 변형, 합성 그리고 정체성과 항상성,

마지막으로 윤리적 문제까지 구성된 질문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네요.

자신이 가진 생명에 관한 질문 중 가장 궁금한 질문부터 읽어나가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자식을 낳고 기르는 엄마다 보니 '9장 어떻게 생명이 다시 생명을 만드는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왜 생명체는 후손을 남기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생식 세포가 분열하고 염색체가 배열되고

유전자가 재조합되는지는 알게 되었어요.

이렇듯 이 책은 '왜'가 아닌 '어떻게'로 진행되는 책입니다.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과학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예상을 깨고 페이지 곳곳에 시의 한 구절

혹은 명사들의 명언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과학적 사고를 인문학적 해석으로 풀이하는 느낌이랄까요?



제게 있어서 생명 기원의 맨 처음은 <성서>의 창세기였습니다.

신이 진흙으로 자신과 같은 형상을 빚어 만든 것이 '인간'이었다는 것이죠.

다윈의 진화론이나 인류기원설을 알게 되면서 각인되고만 창조론과 충돌하는 바람에

잠시 정체성의 혼란이 오기는 했습니다만 지금은 적당히 절충하고 삽니다.

생명 과학은 다른 과학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점점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로병사의 비밀은 바로 생명 안에서 비롯되니까요.

생명 과학의 핵심을 꿰뚫은 17가지 질문들과 답을 담은 [송기원의 생명 공부]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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