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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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어쩌다 읽은 책 속의 부처님 말씀 한 문장이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당연한 말인데도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저의 삶은 어떤 냄새를 풍기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저는 어떤 냄새로 기억되고 싶은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머물다간 자리가 맑고 향기로웠던 분의 말씀을 담은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14년 전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말씀을 모은 강연집입니다.

법정 스님 하면 보통 저서 [무소유 無所有]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집에 소장하고 있습니다만 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욕심을 내며 사는 터라

그 책을 볼 때면 내리치는 죽비처럼 느껴져 어깨가 절로 움츠려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은 1994년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설립한 후 각 지역에 퍼진

'맑고 향기롭게'의 모임이나 여러 단체들을 방문하고 강연한 말씀을 모은 강연록이죠.

법정 스님의 강연글을 읽노라면 마치 곁에서 말씀을 듣는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말과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사셨기에 가능한 글쓰기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이지만 스님의 글을 읽다 보면 무심결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끝에 공동체로 돌아간 경험이 있어서인지

스님의 말씀 한 자락이 불쑥 들어옵니다.


우리가 고독을 체험하는 것은 자기로부터 시작하기 위해서이지

거기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기 확산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기본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변 환경과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며,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주체적으로 존재하고 주변의 일과 사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고독에 이르는 길> 中에서


책에 실린 법정 스님의 강연은 대부분 198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진행되었습니다.

길게는 40년 짧게는 20여 년 전의 말씀들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그 시절보다 더 우리의 삶이 복잡하고 까다로워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정 스님의 강연은 불교단체뿐만 아니라 종교를 넘어 카톨릭센터와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사랑의 예수님과 자비의 부처님, 두 분의 삶은 닮은 듯 또 다르게 결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들의 삶 속에 우리가 본받야 할 인생의 태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질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답은 이미 질문 속에 있습니다.

자기를 잊어버릴 때 모든 것은 비로소 진정한 자기가 됩니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건 부분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인 자기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없는 것을 어찌 찾으려 하는가> 中에서



무소유는 모든 것을 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는 것입니다.

법정 스님은 말과 글을 통해 보여주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법정 스님은 강연에서 도량을 깨끗하게 닦듯 마음을 닦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혼을 정결히 하면 삶도 맑아지는 법이라고요.

시끄럽고 피곤한 정보화 시대에서 벗어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합니다.

잠에서 미처 깨기도 전에 스마트폰의 눈부신 화면 속에 빠져들기보다

고요한 침묵 속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법정 스님은 바로 거기에 삶의 윤슬이 흘러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나를 되고 싶다면 법정 스님의 말씀을 찬찬히 읽어나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바로 지금 여기, 진짜 나로 살아가는 답을 담은 [진짜 나를 찾아라]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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