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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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가전제품의 디자인이 컬러풀하게 바뀌면서 '오브제'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획일적이던 백색가전의 시대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죠.

'디자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산업디자인이 먼저 생각납니다.

주방가전부터 가구, 자동차,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산업제품의 외형을 꾸미는 것이라고요.

과연 디자인은 우리 삶에 얼마나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을까요?

오늘은 우리가 잘 모르는 디자인의 세계를 다룬 책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20인의 디자이너가 창조한 아름다운 디자인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책입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디자이너나 그들이 만들어낸 디자인은 모두 저에게는 낯설고 생소합니다.

그만큼 디자인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사람이지만 책 속에서 소개된 디자인을 보노라면

정말 눈이 호강한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책 속 디자인된 제품들을 보노라면 예쁘기는 한데 실제로 사용하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살짝 들 때가 있지만 사실 디자인이란 실용성에 미적 센스를 더한 것이 아닐까요?

의자가 편하기만 하면 됐지,라는 생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편한데 이쁘기까지 하면 더 좋지,

라는 감각을 더한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자는 디자인을 산업과 생산의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속에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일상의 디자인에 주목할 것을 바란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천만 관객의 영화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듯,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창조한 디자인들이

심오한 인문학적 가치로 대중들에게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삶에 대해서 근본적인 사색을 하게 만든다.

단순한 기능적 편리함과는 차원이 다른 이 역할은,

디자인이 상품 생산 활동을 넘어 문화를 창조하는 고차원의 활동임을 드러낸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中에서



디자이너들은 찰나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가끔 번득이는 순간이 지나갈 때 놓치지 않고 붙잡아 그것을 구현해 내는 눈말이지요.

사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아, 이 제품이 이런 모양이었더라면 좀 더 사용하기 편할 텐데~' 하는 아쉬움의 순간이죠.

우리는 누구나 디자이너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고 맙니다.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들여다보노라면 '아, 이런 단순함이 디자인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반투명 빨대가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요시오카 토쿠진의 <토네이토Tornado>나

벌거벗은 엉덩이 모양의 플라스틱 의자를 만든 파비오 노벰브레의 <그&그녀Him&Her>를 보면서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데,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그&그녀Him&Her> 의자는

플라스틱 의자의 디자인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름 그대로 여자와 남자의 누드를 의자 뒷면의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디자이너로서 이런 디자인을 보면,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느라 헤매고 있었는지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라는 생각, 디자인은 절대 미술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디자인의 가능성을 얼마나 막아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고전을 현대로> 中에서



이 책에는 각국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등장하는데 역시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일본의 영향을

반영하듯 일본인 디자이너도 3명이나 소개되어 있네요. 부럽습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한국의 전통공예가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멋진 디자인으로 선보일 날을 기다려봅니다.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펼쳐보든 풍부한 사진 자료 덕분에 눈길이 사로잡히게 됩니다.

디자인을 좋아하거나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 디자인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사람 등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지는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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