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협상론 - 후회 없는 결정을 위한 협상 전략, 최신 개정증보판
김병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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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서희 강동 6주 영유권 획득'과 영화에 등장하는 '인질 범죄 사건' 

그리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 사이에는 서로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바로 '협상'이라는 키워드입니다. 

서로 손해를 입지 않으면서도 만족스럽게 조건을 달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리고 협상은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 어디에서나 흔히 일어납니다. 

오늘은 싸우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협상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비즈니스 협상론]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변호사들에겐 바이블로 손꼽히는 책입니다. 

저자인 김병국 국제변호사가 1999년 출간한 이래 한차례 개정 후 20여 년 만에 개정증보판이 나온 셈이죠. 

보통 '협상'이라고 한다면 프로선수들의 연봉 협상이나 국제 외교현장의 협상, 회사 간의 계약 협상 등을 

떠올릴 수 있지만 저자가 책에서 서술한 협상의 다양한 사례를 읽으면 의외로 협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심지어 전통시장에서 콩나물 값으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자의 책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협상의 목적은 모두 함께 승리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협상론> 中에서 





회사에서 연봉 협상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협상이라는 말조차 사치스러울 만큼 회사의 일방적인 조건 제시와 직원의 반발 없는 수락으로 이뤄진 

이름만 '협상'이라 붙여진 연봉 협상의 자리. 

무기력하게 서명하고 나면 그제야 한 번이라도 조건에 수정을 요구해 볼 걸 그랬다, 고 후회하곤 했습니다. 

비록 뚜렷한 실적은 없지만 업무상 실수나 과실이 없다는 것 또한 넓은 의미로 성과일 수 있으니까요. 

책은 협상의 현장에서 일어난 여러 사례를 근거로 한 협상의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1장에 이어 

사자성어로 엮은 협상 전략 36계를 다룬 2장과 협상 전문가로서의 자세를 설명한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2장에 등장한 사자성어 중 '7계 무중생유 無中生有'를 읽으며 연봉 협상하는 자리에서 

저의 업무상 강점을 회사 측에 좀 더 어필했었다면 어땠을지 새삼 생각해봅니다.


무중생유의 또 다른 의미는 자기의 약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협상에서 위축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잘 포장하여 상대방에게

강점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중략)

자신의 시각에 국한하여 강점과 약점을 보지 말라.

어떻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가에 따라 강점이 진정한 강점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과 약점이 더 이상 약점이 아닐 수 있다는

무중생유 전략을 명심하자.

<2부 성공하는 협상 전략 36계>


책제목이 조금 더 친근했더라면 어떨까 합니다.

[비즈니스 협상론]이라 하면 마치 다양한 지수와 그래프 등을 제시하며 협상기술에 대한 지론을 펼쳐놓은

딱딱한 이론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는 추천이 없었다면 아마 평생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혹시 이 책이 숨겨진 비법서이길 바란다면 성공한 셈입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저자인 김병국 변호사가 실제 협상 현장과 일상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겪은 뼈아픈 실책이나 성공을 담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협상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

당장 휴일 점심식사로 라면을 먹겠다는 배우자와 밥을 먹겠다는 자녀 사이를 중재하는 것 또한 협상이죠.

결국 라면에 밥 말아먹는 것으로 협상을 타결하면서 주부인 제 일이 편해지게 됩니다.

맨 첫 장에서 저자가 말한 협상가의 권리 장전을 되새겨봅니다.


1조 나에게는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을 권리가 있다.

2조 나에게는 협상 중 실수할 권리가 있다.

3조 나에게는 우유부단하게 행동할 권리가 있다.

4조 나에게는 똑같은 말을 반복할 권리가 있다.

5조 나에게는 상대방의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도 있고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를 권리도 있다.

6조 나에게는 나만의 의견을 가질 권리와 억지를 부릴 권리가 있다.

7조 나에게는 상대방으로부터 나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을 권리가 있다.

8조 나에게는 나 자신의 우월성을 인정할 권리가 있다.

<1부 협상 전문가는 세상을 다르게 산다> 中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위한 협상 전략의 바이블 [비즈니스 협상론]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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