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억의 도시 -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공간과 장소 그리고 삶
이용민 지음 / 샘터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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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편이 불쑥 "한 2년 정도 미국에 갔다 온다면 어쩔래?"라고 물어왔어요.

아유, 보내만 주신다면야 감사하게 살다오지요~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때부터 머릿속에는

디즈니랜드와 금문교, LA다저스, 센트럴파크, 백악관, 할리우드가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

아마도 일 때문인 듯하니 제가 상상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일지도 모르죠.

아주 춥거나 아주 덥거나 인구가 너무 적거나 너무 많거나... 음~ 한국 같기도 하네요.

오늘은 미국, 하면 떠오르는 여러 도시중 대표적인 '뉴욕'을 다룬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뉴욕, 기억의 도시]는 한국인 건축가가 4년 동안 뉴욕에서 살면서 바라본 도시 이야기입니다.

저자 이용민 작가는 건축을 전공하고 현재 미국과 한국의 친환경 건축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전작 [뉴욕 건축을 걷다]를 통해 뉴욕에 세워진 건축물의 연대기를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뉴욕, 기억의 도시]는 뉴욕의 건물뿐만 아니라 뉴요커들의 삶과 문화를 다루며

뉴욕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였으며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났는지에 대해

건축가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저는 미국의 수도를 뉴욕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만큼 헐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고 방송이나 언론에서도 자주 언급이 되기 때문이죠.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LA만큼이나 뉴욕이 익숙한 도시명일 것 같습니다.

책의 1장은 뉴욕의 역사를 좇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뉴욕의 역사는 1600년대 네델란드인에 탄생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영국과의 전쟁과 협약을 통해 영국령이 되었으며 당시 영국왕이 공작이었을 때 불렸던 이름을 따

뉴욕 City of New York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뉴욕의 동부를 흐르는 허드슨강 또한 영국인 탐험가의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뉴욕은 초기 네덜란드인이 개척한 흔적이 도시에 남겨진 채 발전했다고 책은 말합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헐리우드 영화와 다양한 TV콘텐츠 등에서 본 뉴욕의 유명한 건물들과

장소들에 대해서도 마치 산책하듯 하나하나씩 소개해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듯합니다.



2장은 한 번쯤 가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센트럴 파크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마천루'하면 먼저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배경으로 한 고층건물을 떠오르게 하는데

뉴욕은 숨겨진 보석처럼 센트럴 파크를 품고 있는 것이죠.

4Km에 달하는 직사각형으로 구성된 센트럴 파크는 약 55만 그루의 나무로 조성되었다니

마치 삭막한 회색건물 사이에서 오아시스와 같은 휴식공간을 제공해 주는 셈이네요.

이처럼 뉴욕 곳곳에 숨겨진 공원을 비롯하여 현대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뉴욕현대미술관,

클래식 음악의 성지 카네기 홀과 링컨 센터, 연극과 뮤지컬, 무대예술의 중심지인 타임스 스퀘어,

브로드 웨이 등, 2장은 뉴욕의 예술과 문화를 담은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뉴요커들은 프라다만 입을까요?

영화 '악마는 프라다만 입는다 (2006)'에서는 화려하고 세련된 뉴요커 패션을 선보이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허영과 욕망으로 망가져가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줄거리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3장에서는 뉴욕의 상업과 주거 공간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즐비한 빌딩 중에서 그 많은 뉴욕 사람들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책에서 보니 뉴욕도 역시 아파트가 대세네요.

집세가 비싼 뉴욕에서는 다른 미국인들처럼 마당이 있는 집보다는 최고층 펜트하우스에서

뉴욕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즐기는 것이 진정한 부를 누리는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은 미국의 건축물이나 도시 디자인만 다루지 않고 한국의 도시 개발과 비교하면서 설명하여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그저 높게 쌓아 올린 레고블록 같은 한국의 아파트와 젠가처럼 쌓아 올린 뉴욕의 젠가 블록을 보며

우리나라도 한국이 가진 한옥의 장점을 살린 아파트를 지으면 어떨까? 상상해 보았어요. 

아마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이유가 있겠죠?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뉴욕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들고 사진과 비교하면서 기억 속에 저장해보고 싶네요.

책 속에 설명하는 건축물과 장소가 다 한번 이상은 어딘가에서 보고 들었던 곳이었어요.

미국인도 아닌데 미국의 한 도시에 대해 이렇게 알고 있는 게 많다니,라고 생각하면서

역시 문화의 전파력은 무시할 수 없구나,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뉴욕에 가보지 못하더라도 뉴욕에 대해 알고 싶다면 [뉴욕, 기억의 도시]를 추천합니다.

뉴욕의 건축과 공간이 숨겨놓은 의미와 가치에 대해 알려주는 [뉴욕, 기억의 도시]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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