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위한 뇌 회복 훈련
샐리 M. 윈스턴.마틴 N. 세이프 지음, 박이봄 옮김 / 심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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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이런 명언이 적혀있습니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결국 이렇게 죽는구나, 라는 뜻처럼 읽히는 문장입니다.

수많은 희곡을 집필하고 여러 소설 작품을 발표한 작가에게도 뭔가 머뭇대는 순간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 순간을 망설이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하지만 이 묘비문엔 오역이 있다고 합니다. 해석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문장이라고 하네요.

오늘은 버나드 쇼의 망설임과는 의미가 다른 망설임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는 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얼핏 에세이집으로 보이지만

실은 불안에 관한 심리를 다룬 심리학 도서입니다.

심리학자이자 공저자인 샐리 M. 윈스턴과 마틴 N. 세이프는 다년간 불안장애와 강박장애를

치료하면서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책을 썼습니다.

사실 최근 각종 불안, 걱정, 인지와 강박장애 관련한 심리학 도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만 이 책은 수많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단순히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이나 요령을 알려주는 차원을 넘어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순서를 건너 띄거나 필요한 부분부터 먼저 찾아보지 말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길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불안은 '예기불안'입니다.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이란

스스로를 불안하거나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건과 상황들을 예측하면서 경험하는 불안을 의미한다.

많은 경우 예기불안은 과거에 이미 경험한 불안 때문에 일어난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中에서


저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자리에 서면 당황하여 목소리가 떨리고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경험을 한 이후로 낯선 사람들 앞에 서서 발표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잠을 못하며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는 것이죠.

그래서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발표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예기불안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대부분 늘 사람들 앞에 나서기 힘들어하는

그런 불안들이라 원만한 인간관계가 불가능한 편이랄까요?(웃음)




저자는 예기불안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평범한 생활을 꾸려나가는데 훼방을 놓으며

일상의 기쁨이나 즐거움, 안온함을 빼앗아 버리고 선택의 순간 망설임으로 나타나

인생의 중요한 기회마저도 주저하게 만들어 삶을 고달프게 만든다고 합니다.

예기불안은 과거에 발생한 일에 발목을 잡혀 현재에서 멈춰 서게 하고

더는 미래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고약한 장애물입니다.

또한 저자는 이 불안에 시달리는 원인 중 하나로 바로 상상력을 꼽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이 트라우마처럼 되살아나 그때와 같은 경우를 상상하면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이미 기정사실인 양 우리를 속이고 있다고 책은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똑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결정과 기회를 망설이게 되는 것입니다.


예기불안은 가만히 내버려두었을 때 오히려 진정된다.

만약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거나 해결하고자 애를 쓰면,

즉 계속 반추하거나 회피하면 예기불안은 더욱 심해진다.

빨리 진정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압박을 느끼는 가운데

예기불안을 가라앉히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마치

"빨리 잠들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어"라고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만큼이나 역설적이고 불합리한 일이다.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 中에서


책은 예기불안이 일으키는 심리적 장애를 짚어보며 다양한 사례들을 들여다보며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에서 극복하고 일상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만약 예기불안으로 인해 일상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면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며

자기돌봄의 치유 과정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급히 해결의 방법을 찾기보다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상태를 알아가는 것이

이 책에서 권하는 방법이니까요.



저는 아직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거북하고 피하고만 싶은 일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을 향해 강연을 해보는 것도 버킷리스트입니다.

그러자면 우선 떨리는 목소리와 긴장으로 굳어버리는 얼굴을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책을 읽는 동안 저의 예기불안에 대한 자기돌봄 치유을 한번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의 순간마다 망설이느라 안타까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말이죠.

인생 최고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줄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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