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 - 보여주기식 인생을 뛰어넘는 태도
장서우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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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어른이 되면 좀 더 단단해지고 담담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교묘하게 가면만 썼을 뿐 힘껏 견뎌내고 있을 따름이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경험치만큼 버티는 기술이 늘었다고나 할까요?

차라리 아이처럼 힘들다고 도와 달라고 울며 떼쓰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위에서도 다들 눈치만 보며 말도 못하고 속만 앓는다고 하네요.

오늘은 아직은 인생이 버겁게 느껴지는 이들과 읽고 나누고픈 책입니다. 


[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오랫동안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며 사느라 얄팍해진 제 멘탈을

살짝 흔들어 놓은 제목을 가진 자기계발서입니다.

저자는 오래 앓은 우울증에서 벗어나 현재 자신과 같은 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자

글쓰기와 음악 등의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M(Z)세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는 동안 '나답게 살기'라는 주제의 책들은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 책 또한 그러한 흐름을 타긴 했지만 해당 주제의 책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글에서 답을 찾고 위안과 격려를 얻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망각의 존재인 인간에게 '나답게' 사는 삶을 잊지 않도록 복습하라는 의미인가 싶기도 하네요.

어느 쪽이든 읽을 때마다 '아, 그렇지, 맞아!'라는 고개의 끄덕거림이 멈추지 않습니다.


태어나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는 모든 게 선택의 연속이다.

혹여 실수할까 두려워 선택을 너무 망설이지는 말자.

정교하게 조준한 뒤 발사하는 게 아니라, 일단 발사부터 하고

계속해서 조준하면서 정확도를 올리는 방법도 있다.

작은 실수나 오점 하나 없이 완벽한 인생을 살려고 머뭇거리다가

도리어 이도 저도 아닌 삶이 되는 불상사는 겪지 말자.

<성장에는 흔적이 남는다> 中에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건만 배부르지 않을까봐 먹지도 않고서 어떻게하면 먹으면 많이 먹을 수 있을까,

망설이다 보면 결국 쫄쫄 굶게 됩니다.

저는 늘 맛없는 걸 먼저 먹어 치우는 사람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배가 불러버리니까 맛있는 건

얼마 먹지 못하거나 먹어도 맛있게 느껴지지 않거나 혹은 남에게 뺏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제는 맛있는 거부터 먹어 치우긴 하지만 그러기까지 많은 불행한 경험을 겪어야 했지요.

마찬가지로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고 정작 하고 싶은 건 뒷전으로 미루다 보니

나중에서야 좀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완벽하게 하기보다 완전하게 이루어가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 나는 왜 닿을 수 없는 완벽을 추구하느라

현실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나를 매섭게 몰아붙였을까.

완벽하지 않은 나는 지극히 정상이다.

자신에게 부족한 점들이 있다면 앞으로 하나씩 고쳐나가면 된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말은 내가 남을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나는 나를 바꿀 수 있다.

그러려면 나 자신과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한다.

<전혀 쓸모없는 자기혐오에서 탈출하는 법> 中에서


몇 년 전까지 저는 저와 친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라고 쓰고 '타인의 기준')을 들이대며 도달하지 못하는 저를 책망했지요.

끊임없이 자신을 홀대하던 때를 떠올리니 그때의 제가 참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저자는 남들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온전한 사람,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조언해줍니다.

저자가 3000권의 독서를 통해 알아낸 내면이 단단해지는 방법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니체는 '운명을 사랑하라(아모르 파티 Amor fati)'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만들어갈 능력이 있으며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요.

누군가의 요구나 판단으로 결정짓는 삶은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하더라도 본인은 불행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결과를 낳든 스스로가 이끌어가는 삶이라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죠.

반백년 가까이 살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서툴고 낯설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나에게 집중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솔루션 [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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