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해법 - 문제의 너머를 보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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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나중에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세세하게 파고들면 저마다 다르게 기억하고 있죠.

어떤 사람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다른 사람은 그 부분을 자세하게 묘사합니다.

또 누군가는 세밀하게 떠올리지만 누군가는 긴가민가할 때도 있죠.

이렇듯 인간의 기억이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오늘은 관찰주의자의 문제 해결법에 관한 책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예술가의 해법]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예술가처럼 관찰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림을 배우러 갔을 때 항상 제일 처음 강조하는 것이 바로 '관찰'입니다.

나무를 잘 그리고 싶다면 하루 종일 나무만 지켜보라고 말합니다.

바람이 불 때 해가 비칠 때 비가 내릴 때 나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바라보라고요.

예술가들은 관찰자의 시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어느 조각가가 대리석을 잘 깎아내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그 답으로

대리석 안에 이미 완성된 모습의 조각을 자신은 드러낸 것 뿐이라고 했죠.




저자는 전작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 주관적 해석이나 고정관념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실수를 하는 이유와 원인을 분석하였으며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위험을 피하는 방법으로 '미술'을 통해 새로운 시야의 관점 가지기를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미술 작품은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할수록 새로운 사실들을 보여주기 딱 좋은 콘텐츠입니다.

전작 <우아한 관찰주의자>가 이론서라면 [예술가의 해법]은 예술가의 창작 과정을 따라하며

문제를 분류하고 해결해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술은 보편적인 언어다.

세계 어디에 사는 누구든, 예술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전혀 다른 배경 출신으로 매사를 정반대로 바라보는 두 사람이

같은 그림 앞에 서서 무엇이 보이는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예술은 우리가 우리에게서 벗어나 안전한 거리에서 관찰한 내용을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지식으로 바꾸게 해준다.

그사이에 문제가 왜 발생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바로잡을지 깨달을 수 있다.

<예술가의 해법> 中에서


총 3장으로 구성된 책은 준비 단계에서 문제 해결의 주체인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시작으로

밑그림 단계에서는 자료를 수집하고 구성하며 정보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초점을 배워가며

반복하여 사고를 확장시키고 다듬어나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마지막 전시 단계는 공들여 준비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보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탐색해보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아는 최선의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술은 만국공통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 장의 그림을 100명의 관람자가 바라보면 100개의 관람평이 남습니다.

그것은 각자가 가진 경험이나 정보가 다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는 종종 문제가 생겼을 때 타인의 의견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문제에 골몰했을 때 편향된 시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은 새로운 단서가 들어오면 변화가 생기기도 하지만 왜곡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작고 자잘한 부분까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관찰력을 훈련하기에 딱 좋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질문을 제시하며 그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훈련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여러 미술 작품까지 함께 수록되어서 감상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지요.



오랫동안 사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 그것이 무생물이라 할지라도 친근하게 여겨집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지도 못한 면모도 발견할 수 있죠.

예술가는 그런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작품으로 표현해냅니다.

예술가의 눈을 가지고 싶다면 우선 관심을 가지세요.

그리고 앞과 뒤, 옆과 아래를 세밀하게 관찰해보는 겁니다.

때론 한 발 떨어져 살펴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문제의 너머 아무도 보지 않는 그곳에 온전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려진 세상을 마주하는 문제 해결의 기술을 담은 [예술가의 해법]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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