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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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적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아는 사람의 아이가 자폐 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도통 병원을 가지않더랍니다.

더 늦으면 치료가 어려우니 병원 내원해보라 여러 번 권했지만 아이 엄마는 갖은 핑계로 미뤘습니다.

왜 병원에 가지 않으려 하냐고 여러 차례 물은 끝에 어렵사리 들은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아이가 병원에서 자폐아 진단을 받으면 어떡하느냐. 명백하게 확진받는게 두렵다' 라고요.

아이 엄마는 결과가 주는 무거운 부담감을 최대한 미루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라는 직관적인 제목의 이 책은 관계 심리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의 전문가이며 '애착 이론'을 통해

청소년 범죄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여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현재도 다양한 심리학 분야 저서를 펼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여러 책이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원제목은 <발달장애의 그레이존>으로 여기서 거론하고 있는

'그레이존 Gray Zone'의 개념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그레이존은 단어 그대로 회색 지대 혹은 경계 영역으로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중간 지대를 뜻합니다. 책은 이 그레이존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존이라는 용어는 유아기처럼 아직 증상이 확실치 않아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청년기나 성인기에 증상이 나타났지만

진단 기준에 전부 해당되지 않아서 사용하는 경우 등

두 가지가 있는데 각자 사정이 다르다.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中에서


증상은 있지만 병명으로 진단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는 환자들이 속한 영역이라는 뜻으로

저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ADHD나 자폐 스펙트럼 등의 발달장애와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고집증이나 집착증, 과민증과 강박증 등으로 인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그레이존'이라는 진단을 내린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레이존 인간 유형들을 살피며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 빌 게이츠, 프란츠 카프카,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등

당대 유명인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일상적 장애나 마음의 고통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유명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그레이존을 강점으로 변화 시켜 삶을 발전적으로 이끌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불안정했던 애착 형성이 어른이 된 후 심리적 장애로 나타나 갈수록 사회 적응이 힘들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왜 나만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자폐증은 아니지만 바로 이렇게 실질적인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은 꽤 많다.

이들 중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많다.

나름 사교적이면서 교류가 활발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언어 사용이 적절하지 못하고 대화에 숨어 있는

미묘한 뉘앙스를 못 알아듣고 본인 스스로도 그런 표현은 잘하지 못한다.

이런 케이스가 바로 그레이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3장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中에서


앞서 말한 아이는 결국 자폐 스펙트럼을 진단 받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차라리 마음이 편해졌다며 담담했습니다.

어른들은 스스로에게 어떤 마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저 자신의 성격이나 성품이 모나서 혹은 개성일 뿐이라 여기고 힘겹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한번쯤 나는 혹시 그레이존 인간이 아닐까? 의구심을 품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인생이 편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의 마음을 심층분석한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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