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 - 기저귀를 한 일곱 살 파랑이와 온 가족이 함께한 마음치유 여행기
박정혜 지음 / 리커버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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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애보다 밤 기저귀 떼기가 늦어졌을 때 얼마나 조바심을 냈는지 모릅니다.

다그쳐도 보고 달래도 보고 관련 책도 읽어주고 방수 매트도 깔아보고

심지어 자는 아이를 깨워서 화장실도 데려가는 등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어요.

모두가 서로 지쳐갈 때 쯤 어디선가 뇌의 호르몬 조절 기능이 발달되면

자연스럽게 배변 조절이 가능하다는 글을 읽고 나서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만 5세가 되던 해부터 밤 기저귀를 뗄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부모가 조급해 할수록 아이의 성장은 더딜 수도 있다는 것을요.

오늘은 한 가족의 성장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라는 제목의 새파란 표지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 파랑이는 일곱 살이 넘도록 대소변을 가리지 못합니다.

파랑이의 엄마는 만성 우울증 증상이 있으며 아빠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고 출장도 잦아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는 편이었습니다.

엄마는 파랑이가 3살 무렵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파랑이는 정상적인 배변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지켜볼 뿐 이대로라면 아이는 초등학교도 못 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들고 가족치료상담소를 찾게 됩니다.

저자인 박정혜 박사는 통합 예술 문화 치유인 '심상 시치료(Simsang-Poetry-Therapy'를 개발하여

심리 및 정신치료를 하며 얻은 경험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심상 시치료'라는 심리 치료 분야는 굉장히 생소합니다만 실제로 2011년에 학계에서 공식 인정을

받은 심리, 정신치료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 책 읽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춤과 노래, 명상 등으로 이어지는 마음 여행을 통해

내면의 빛을 찾아가는 심리치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아이가 드러내는 증상을 부모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이 문제만 해결하면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진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아이만의 증상이 아닌 가족 전체가 가진 문제를 알리는 '신호'라는 것이죠.


아이가 문제인 것 같고, 해결해나가야 할 것은 오로지 아이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는 정서와 감정, 분위기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이미 빨아들인 것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아이에게 문제로 나타난 것은 아이가 살아왔던 환경이 그렇기 때문이다.

자라온 환경을 가꾸는 이는 당연히 양육자다.

<안 되면 어떡하지?> 中에서


책 속의 상담사는 파랑이 가족을 만난 후 아이의 심리치료와 더불어 가족치료, 부부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총 12번의 만남으로 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합니다.

책은 그 12번의 치료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그려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파랑이의 심리보다는 부모의 심리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것이 보입니다.

아마도 아이는 부모의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아이의 문제 행동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치료의 시간이 쌓여갈수록 파랑이의 엄마와 아빠 역시 자신의 문제만 들여다보기 바빠

서로를 보살필 겨를이 없었음이 조금씩 드러나며 파랑이가 기저귀 떼기를 거부하는 이유도 알게 됩니다.

과연 엄마와 아빠는 각자의 마음 속 깊숙이 감춰둔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파랑이는 기저귀 떼기에 성공하고 무사히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마음에는 '빛'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속명 '호모'에 빛이라는 라틴어를 붙이면 '호모룩스Homo Lux'가 됩니다.

이 특별한 여행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호모 룩스'의 아우라를 만나러 오신 당신의 손을 가만히 잡아드립니다.

<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 中에서


한참 기저귀 떼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당시에는

'설마 열 살이 되어도 기저귀를 차지는 않겠지' 라는 안일한 마음이 들다가도

'이러다 정말 열 살이 되어도 못 떼면 어떡하지' 라는 초조해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부모의 불안은 아이에게 전이되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너무 늦게까지는 기다려서는 안되겠지요.

아이에게서 어떤 신호가 보인다면 알아차린 즉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육아育兒는 육아育我이다'고 하나봅니다.

마음 여행의 목적지인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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