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
서재일 지음 / 문예바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봄날, 친구가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때는 반려견이라는 말은커녕 애완동물이란 단어도 생소하던 시절이었지요.

문간 옆에 키우던 작은 발바리였습니다.

꼬물거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운 덜컥 한 마리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죠.

엄마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강아지는 우리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를 읽으며 오래전의 그 작은 친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개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강아지 사진이 든 엽서만도 몇 백장을 모았지만

사진으로 바라보던 것과 실제로 개를 기른다는 것은 엄청 큰 차이가 있었지요.

이 책은 저와 같은 사람들은 개에 대해 정말로 잘 알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인 서재일 작가는 소설가이자 현재 경기도 소재의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독특하게도 인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마도 '수의사'라는 직업에 의해 그런 방향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어쩌면 정말로 개가 인간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개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정작 개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요?

반면 대화가 통하지 않아도 개는 언제나 인간이 의도한 바를 잘 알아차립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개들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20편의 짧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견종의 개들은 각기 다른 모습의 견생을 삽니다.

어떤 성향의 반려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귀족처럼 살기도 하고 떠돌이 개로 살기도 하지요.

개가 인간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감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개의 소원은 어쩌면 죽을 때까지 오래도록 반려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반려견이 없습니다.

앞서 말한 강아지는 결국 한 달도 채 못되어 시골 외갓집에 보내졌습니다.

강아지가 그렇게 시끄럽고 부산스러울 줄은 미처 몰랐지요.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래도록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비록 강아지는 시골에서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지만요.

그 후로 생명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눈으로라도 실컷 귀여워해 주자고 결심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수의사답게 개들의 습성을 잘 파악하여 쉽게 이해시켜 준다는 걸 느꼈습니다.

개에 대해 궁금하다거나 개를 키우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인 개의 이야기의 담은 [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를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