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만약에'라는 상상을 더해봅니다.

만약에 광해군의 개혁이 성공했더라면, 만약에 정조대왕이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만약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히틀러가 화가가 되었더라면,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마치 나비효과처럼 세계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났겠지요.

하지만 역사는 거대한 강과 같기에 흐름을 멈출 수도, 꺾어서 피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철학자 헤켈의 말처럼 절대정신의 간지(奸智)가 역사를 이끌고 왔다면요.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라는 기나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제목대로 인류가 일으킨 전쟁에서 승리한 역사가 아닌 패배한 전쟁의 기록입니다.

늘 그렇듯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며 세계의 흐름은 승자가 이끌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패배한 전쟁의 실패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작년에 2월에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어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까닭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국가 간의 갈등으로 인해 위기가 고조된 분쟁 지역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일까요?




책은 1900년~1949년 사이 벌어진 제1,2차 세계대전을 다룬 1부와

1950년~1999년 사이에 벌어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 등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여러 전쟁들 사이에서 벌어진 25가지 패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그 밖의 매체들이 보여준 전쟁의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그 참혹함을

느끼기는 했습니다만 책으로 읽을 때도 무섭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순간의 방심이나 부주의 혹은 놓쳐버린 신호에 의해 많은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다는

전쟁의 기록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참담하기까지 하네요.

이름 모를 병사의 죽음, 그러나 그들에게도 삶은 있었고 그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을 텐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사명으로 나섰다가 지휘관들의 실수로

낯선 타지에서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가슴 저렸습니다.

전쟁은 위대한 영웅이 탄생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하더라도 결국 수많은 변수 앞에서 무너지는 전쟁의 결과들을 보며

과연 그 수많은 전쟁에서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묻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뼈아픈 전쟁의 역사가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그 전쟁은 끝나지도 않았으며 여전히 서로에게 선을 그어 놓고 대치하는 상태입니다.

어느 순간 다시 그 선을 넘어버릴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항상 있었지요.

패전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은 알 듯합니다.

전쟁은 결코 찬란한 승리를 가져다주지 않다는 것을요.

모두에게 고통과 씻기지 않을 상처만 남긴다는 것을요.

패전의 기록은 그 사실만큼은 꼭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당포함과 28명의 승조원은

추운 동해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다. (중략)

당포함의 승조원들은 역부족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군인 본연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오래전에 일어났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역사인 것은 틀림없다.

<1967.1.19 당포함 격침사건_어민들을 위해 싸우다> 中에서


전쟁은 누가 승리하든 모두에게 크나큰 아픔과 슬픔을 안겨줍니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양국의 국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처럼요.

훗날 이 전쟁이 남길 상처는 무엇일까요?

어느 쪽이 승리하든 후세의 역사가들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모두가 패배한 전쟁이나 다름없다고요.

승리 뒤에 감춰진 패전의 역사를 담은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