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현대 철학 - 아들러, 라캉, 마사 누스바움… 26인의 사상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현대 철학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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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읽어도 아리송하고 안 읽자니 단어만 봐도 솔깃해지고 마는 분야가 바로 '철학'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철학자들이 있고 그들의 이론 또한 방대하죠.

그러니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고 매번 새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꺾이지 않고 철학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읽는 현대 철학]은 현대 사상가 26인의 이론을 다루고 있는 철학서입니다.

일단 철학서니까 뭔가 어려운 주제를 들어 문답과 논증, 변증을 통해 탐구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이 책은 아주 쉽고 재미있습니다.

우선 책을 쓴 저자가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임상 철학자인 안광복 작가입니다.

고교 철학 교사는 한국에서는 아주 드물다고 하네요.

그러한 까닭에 어렵다고 생각하는 철학을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읽는 동안 철학자들의 이론과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철학자들은 20세기 이후에 등장한 학자들입니다.

특이한 것은 프로이트나 아들러, 카를 융과 같은 심리학자나 사회생물학자, 교육학자도

'철학자'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철학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이 '지知를 사랑한다'는 것이라면

지식을 연구하고 자신만의 이론을 가진 학자라면 누구나 철학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운을 얻은 사람은 주어진 복이 사라질 때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다.

행복한 삶을 꾸리는 능력을 갖춘 자는 다르다.

아무리 운이 없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점점 나아지고 강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며 만족한다.

아들러가 심리학자뿐 아니라 철학자로도 의미 있는 까닭은,

이렇게 삶과 세상을 나은 쪽으로 이끄는 용기를 끊임없이 일깨운다는 데 있다.

<원인 말고 목적을 보라> 中에서



팬데믹은 이제 엔데믹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약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눈에 띄게 변했습니다.

허락만 한다면 금방이라도 벗어버릴 것 같은 마스크로 우리는 여전히 얼굴을 감싸고 있습니다.

인간이 멈춰 섰던 그 자리에 자연은 되살아날 것 같았지만 오히려 플라스틱 쓰레기로

온 바다가 뒤덮여 있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분쟁의 골은 깊어졌으며 지구의 기후는 점점 위기에 빠졌습니다.

혼란스러웠던 그 시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제1차세계대전 당시 '투키디데스의 체험'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21세기는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이 곧 문명의 진보는 아니다.

나아가 풍요로운 사회에서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며,

다툼과 갈등도 사라지지 않는다.

영혼의 빈곤은 인류에게 가난만큼 큰 위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토인비가 진정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이것이다.

<발전하는 역사란 무엇인가> 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토인비의 깨달음은 가슴에 와닿습니다.

최근에 인공지능 챗봇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까요, 아니면 인간 삶을 단조롭게 만들까요?

인간은 서로를 돕고 배려하는 이타성을 가진 무리의 후손이나

실제로는 눈에 띄지 않지만 각자의 욕심을 쫓아 살아갑니다.

만약 기술의 힘을 빌어 인간의 욕심을 구현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작가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기술로 인간을 '개량'하려 한다면 인류는 최악의 부딪힐 것이라고 윌슨은 경고한다.

단점 하나 없는, 이타적이고 선하며 건강하고 똑똑한 사람으로만 이루어진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거대한 개미군체와 별 차이 없지 않겠는가?

인간의 매력과 삶의 가치는 장점과 단점, 이기심과 이타심이 뒤섞여 벌어지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피어난다.

인간의 단점을 빡빡 문질러 없앤다면 되레 인류는 아무 특징이 없는,

그래서 새로운 것이 나올 여지가 없는 괴물로 바꾸고 말 테다.

<통섭, 과학과 인문학은 함께 갈 수 있을까> 中에서


철학이라는 어렵고 힘든 학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지知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아직 많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의 핵심 주제는 '제대로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 좋은 세상은 무엇인가?'라는 저자의 말처럼

지구상에서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이 주제를 계속 되묻고 끊임없이 답을 찾아갈 테니까요.

어쩌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 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죠.

알기 쉬운 철학책을 찾고 있다면 [처음 읽는 현대 철학]은 어떨까요?

26인의 사상가를 통해 오늘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처음 읽는 현대 철학]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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