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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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까운 친인척의 부고는 저에게 '죽음'이라는 단어를 감성적 단어로 받아들였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별' 혹은 '영원한 작별'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것이 가슴이 메인 슬픔이나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은 단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 듣거나 알게 된 많은 죽음들을 통해 타인의 아픔이

저에게도 슬픔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그 상실의 마음을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충분히 슬퍼할 것]의 저자 하리 작가는 사랑하는 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자신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던 사람이 더 이상 이 세상이 없다는 상실감과 더불어

그가 힘들어하던 그 순간 도와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던 저자는

오랜 시간을 방황하던 끝에 좋아하는 그림을 통해 슬픔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시간이 흐른 끝에 이 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그려나간 그림 에세이를 보며 처음에는 웃음이 나중에는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 하나마다 거리 곳곳마다 눈시울을 붉히는 저자의 마음을

느끼며 함께 마음 아파하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가만히 응원해봅니다.

힘내세요, 이 말 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해요.

어떤 위로도 엄마를 대신하진 못할 테지만 당신의 슬픔을 공감해요.



저자는 결코 슬픔 속에 스스로를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슬픔을 이겨내야 할지 몰라서 힘겨웠던 것 뿐이죠.

누군가의 도움으로 충분히 슬퍼하고 모자람 없는 애도의 시간을 보낸 끝에야

비로소 상실의 아픔과 죄책감의 고통에서 벗어날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슬픔의 끝난 자리에는 일상의 감사와 온전하게 살아갈 자신의 삶이 남아있다고요.

지금 현재를 살아가며 자신의 곁에 남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저와 저의 엄마를 떠올리기보다 저와 제 딸을 떠올렸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슬퍼할 날이 짧아지고 행복을 떠올리는 날들이 많아지기를,

슬픔을 이겨낼 용기가 가득 채워지기를 바래봅니다.

이 순간에도 가시지 않는 상실의 아픔에 여전히 힘겨워하시는 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기쁠 때는 마음껏 기뻐하고 슬플 때는 충분히 슬퍼하는 마음을 담길 바라며

[충분히 슬퍼할 것]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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