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 -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재료
최종수 지음 / 웨일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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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거참 신기합니다.

지금은 초음파를 통해 물고기 떼도 찾아내고 잠수함을 통해 해저탐사도 할 수 있다지만

옛날에는 어떤 방법으로 열 길(1길=약 2.4~3M) 깊이의 물 속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래도 한 길 사람 속은 깊지도 않건만 알 수가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네요.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바로 그 물이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뭔가 물을 통해 몸의 독소를 빼어내는 건강 비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고

물이 가진 파동과 신비로운 현상의 메시지를 알려주는 책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물을 통해 바라본 역사, 문화, 철학, 과학의 인문학적 지식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물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인간 몸의 70%를 구성하는 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매년 홍수가 나는 우리나라는 정말로 물 부족 국가일까요?

세상에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물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모아 이 책에 엮어내었습니다.




저자는 30여 년 간 공공기관 연구소에서 물에 관해 연구해온 '물박사'입니다.

그래서인지 물에 관한 이야기를 인문학과 접목하여 설명하는데 무척 흥미롭고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또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과학적 상식이나 문화적 이해, 역사적 흐름 그리고

일상에서 물이 우리 생활에서 작용하는 영향 등을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물의 중요도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라면 국물을 깨끗한 하천 수준인 BOD 2밀리그램 퍼 리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버린 라면 국물양의 10만 배에 해당하는 맑은 물이 필요하다.

우리가 버리는 오염 물질이 하천 수량에 비해 많지 않더라도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라면 국물의 역습> 中에서


예전의 시골 집에는 음식물 쓰레기통과 달리 구정물통이라는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남은 음식물을 담아 두었다가 소여물을 끓이는 가마솥에 잘게 썬 짚단과 넣고 끓여서

소에게 먹였습니다.

하천에 버려서 수질오염도 막고 소에게도 좀 더 영양가 있는 먹이가 되었지요.

아시아 지역은 사람의 인분도 예전에는 비료로 쓰였기에 지금처럼 하수종말처리장이

따로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편리한 사료가 등장하고 주거의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인간들의 삶은 편해졌지만

지구의 환경오염은 더 심해져 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편리함이 지구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게 된 셈이네요.

아마도 저자는 인류가 만들어낸 문제를 인류가 풀어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이 부족하면 어떤 물질이 대체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인류는 아직 물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지 못했다.

물이 부족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물은 생명'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물은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 中에서


이제 '물 쓰듯 펑펑 쓴다'는 말은 함부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디서든 목마른 나그네에게 선뜻 우물물 한 바가지를 선사하던 인심은 메마르고

생수 한 병을 돈 주고 사서 마시는 세상이 올 줄을 30여 년 전에는 알았을까요?

어쩐지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흔하다고 해서 하찮게 여기지 않는 마음으로 물을 아껴 써야겠습니다.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물의 여행기,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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