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사귀는 일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땐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이나 뜻이 통하면 곧바로 친해지고 몇 번을 싸우더라도

스스럼없이 사과하고 화해하며 다시 사이좋게 지내곤 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점점 가리는 것이 많아지고 공통점이 생겨도

쉽사리 손을 내미는 일에 머뭇거리게 되고 때로는 두려워지기까지 합니다.

어른의 세계는 아이들에 비해 확장되기 보다 유지하거나 때론 축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얻는 지혜]는 17세기 스페인의 사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실용서입니다.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읽힌 고전에는 다 이유가 있지요.

마치 성경의 '잠언'을 떠오르게 하는 이 책은 니체와 쇼펜하우어도 극찬할 정도로

지혜롭고 실용적인 300개의 인간관계에 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회에 소속한 신부가 썼다고 하지만 기독교적 교리나 도덕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 속에는 삶의 지침이 담겨있음을 몇 개의 글만 읽어봐도 깨닫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그저 그런 처세술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수양하고 단련하여 실제 삶에 있어서도

보다 성숙하고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진리는 불변하다는 말은 고전서를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책은 '미덕'을 통해 인간의 아름다운 행실을 평가하며 날카롭게 '현실'을 인식해야 하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하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관계'의 위대함을 말하고

지혜를 갈고 닦음으로서 절제할 줄 아는 '내면'과 어디서든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마련하며

완벽하기보다 '온전'하기 위한 인생 공부를 시작해야 하고 5년마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성숙'을

갖추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든 마치 그날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묵상하게 함으로써

삶의 나침반이 되어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5년마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라는 이 글을 읽으면서 성숙해진다는 말은

결국 '성장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래 살지는 않았으나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제가 알아낸 인간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비법은

바로 상대방을 향해 '입은 닫아 놓고 귀는 열어두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의외로 실천하기가 꽤 까다롭다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는 항상 말을 적게 하자고 다짐하지만

막상 만나면 저는 저의 얘기를 늘어놓기 바쁜 사람이거든요.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는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약점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말이 많으면 결국 약점은 드러나게 마련이므로 늘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다짐해봅니다.

우리가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해야 합니다.

혹시 지금 사람들 안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인간들에게 전하는 사랑 가득한 노신부가 들려주는

[사람을 얻는 지혜]를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