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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는 깔끔하게, 일상은 미니멀하게 공방 창업합니다
양정빈 지음 / 라온북 / 2022년 11월
평점 : 
얼마 전 좁은 책상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재봉틀을 팔아 치웠습니다.
지역 중고판매 앱과 평화로운 중고마켓에 판매글을 올리고도 한참을 팔리지 않아 애태우다가
드디어 임자를 만나 제 손을 떠나갔지요.
한편으로 아깝기도 하고(풀셋트로 샀으니까요) 한편으로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 맞다! 나 나중에 소잉공방 차리려고 했었지?"라는 깨달음이 뒤늦게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재봉틀은 이미 먼 길을 떠난 후였습니다.
[정리는 깔끔하게, 일상은 미니멀하게 공방 창업합니다]를 읽고 나서야 제가 왜 재봉틀을 몇 년이나
끼고 살아왔던 것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나이 들면 타샤 할머니처럼 시골에 들어가 소잉공방 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잘 쟁여두고 살았는데
갑자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그만 처분 대상에 포함시켜 버렸던 겁니다.
미니멀 라이프도 살아야겠고 공방도 창업해야겠는데 둘 다를 하기란 쉽지가 않네요.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 양정빈 작가는 일상은 미니멀하게 취미는 맥시멀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의 삶이 무척 부러워집니다.
욜로 라이프를 질기는 일상은 자연스럽게
미니멀 라이프와 엮일 수 밖에 없다.
욜로의 일상은 만족과 관련이 깊다.
만족감을 느끼려면 일상이 안정되어야 한다.
일상이 안정된다는 것은 취미나 약속, 이벤트 등의 일정을 제외한
모든 일정이 쳇바퀴 돌아가듯 한결같은 것이다.
그만큼 일상이 충실해진다.
<1장. 행복한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 中에서
아마도 저 또한 일상의 안정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를 제외한 꼭 필요한 만큼의 가사일 외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제 시간을 쏟아붓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꼭 제 마음을 대신 말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관심사가 넓고 호기심이 많다 보니 하고 싶은 일도 어찌나 많은지
분명 저자만큼이나 저도 취미 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저와 저자의 차이점은 취미를 자신만의 일로 연결 시켰느냐 아니냐일 것 같습니다.
정리수납 전문가가 되고 소잉을 배우면서 자연스레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생황에 접목해 보고 싶은 호기심도 생기면서
미래를 위한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있다. (중략)
남은 시간들을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느니
시간이 걸려도 정리한 후에 멋들어지게 마음 부자로
살아보면 어떨까 한다.
<3장.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이 내게 준 것들> 中에서
저자는 마음 부자가 되고 나서 취미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배우러 다녔다고 합니다.
저도 집정리가 거의 마무리 되고 보니 예전보다 집안일이 많이 줄어들어
배우고 싶은 취미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와 달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못하고 있지요.
아직 이렇다할 공방 창업 계획은 없지만 그래도 책의 2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공방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은 나중에라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난 오늘도 숲과 같은 공방을 꿈꾼다.
수많은 나무를 품고서 나무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또 다른 공방이 태어나도 함께 자라나는 곳이기를 바란다.
온갖 이야기를 가진 나무와 하늘을 수놓는 별들,
아침에 맺히는 이슬이 가득한, 풍성한 숲과 같은 내 공방들이
모이고 모여 풍성한 공방의 숲을 이루기를 꿈꾼다.
<2장. 공방 창업 프로세스 7단계> 中에서
초반에 책을 읽다가 일어나 집을 둘러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납과 정리 정돈의 좋은 조언들을 읽으면 미루지 않고 일어나 그대로 따라했기 때문이죠.
현관을 청소하기도 하고 주방의 선반에 둔 칼을 서랍에 넣거나 약병을 치우는 등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바로바로 정리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손을 대지 못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옷장'이죠.
여기만 정돈을 끝낸다면 아마 저는 곧바로 취미 부자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UN에서 발표한 새로운 연령 분류 기준에 따르면 18~65세는 청년기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짱짱한 청년이네요.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공방 창업의 꿈을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품어봅니다.
느리고 작지만 나만의 확실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정리는 깔끔하게, 일상은 미니멀하게 공방 창업합니다]를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