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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 -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입자물리까지, 단 한 권에 펼쳐지는 지혜
김동희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9월
평점 : 
철학자들의 두뇌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가끔 형이상학이나 실재론이니 유물론이니 인식론이니 하는 철학 용어들을 들으면
철학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어려운 이론들을 세상에 꺼내 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학문이든 분명 인간의 삶에 필요하기 때문에 등장했을 터인데
먹고 사는데 있어 철학적 사상은 어떤 작용을 하길래 이렇게 골치 아픈 문제에 몰두했을까,
저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네요.
철학,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건가요?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은 줄임말처럼 '세상이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온 세상이 연결되고 이제는 지구밖으로 우주여행도 떠나는 마당에
'철학'이라는 케케묵은 사상을 '세상사는 이치'와 연결한다니 가능한 일인가요?
게다가 저자는 문과인 철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물리학자 교수님입니다.
저자인 김동희 박사는 현재 우주의 새로운 지평을 바라보는 입자 및 물리 현상을 탐구하는 전문가인
한편 철학 분야에도 열심히 탐구하고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과학과 철학은 별개의 학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진실을 파악하는 것은 곧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자연의 근본적 법칙이나 인간 사회가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과정이 바로 고대 철학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은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깊은 사유를 선택했다.
그들의 사유는 철학과 물리학을 포함한다.
오늘날 두 학문으로 분리되었을지언정 세상의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는 같은 선상에 있다.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中에서
저자의 책을 읽다 보면 철학과 물리학은 양면의 동전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전혀 다른 면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동전인 셈인 것이죠.
철학을 깊이 이해하면 물리학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물리학의 근본을 쫓아가면 그 끝에 철학이 있다는 것이랄까요?
저는 플라톤이 말하고자 하는 '이데아(이상)론'에 관해 이 책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이데아는 가수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밖에 없었거든요.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은 보이지 않는 이데아가 있다'
'선(The good)'이란 단어 또한 늘 착한 것, 좋은 것이라는 뜻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끝'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의 이데아는 '존재 및 인식의 궁극적 원천'이며
신이 세계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전제로서 '가치의 궁극적 표준'이다.
그래서 선의 이데아는 영원한 실재로서 궁극 원리다.
혼돈한 세계에 질서를 부여한 창조자인 신도 역시
영원한 실재요 궁극 원리다.
<플라톤 편> 中에서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기독교 세계관과 잇닿아 있다는 것 또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네요.
책은 고대 철학자 플라톤을 시작으로 근현대 철학의 중심 인물인 칸드를 거쳐
이론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과 함께 양자물리학과 현대입자물리학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물리학를 이해한다는 사실은 더 이해 받지 못할 만큼 어려운 학문인데
여기서도 역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들고 나와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양자물리학은 계속 새롭게 진화하고 있으므로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듯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면 삶이 변화한다는 건 매우 공감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의 숨겨진 뜻은 이러합니다.
'네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차려라'
철학자들은 세상에 대해 이치를 따져 이해하려 노력했고
물리학자들은 이치를 실험하여 결과를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철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물리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 한 것은 아닐까요?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와 현대입자물리학자들이 찾아낸 기본입자의 관점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결국 세상이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돌고 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요.
삶의 방향을 바꿔줄 파이오니어 스토리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을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