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박성수 지음 / 공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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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만 해도 아이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의욕이 가득했죠.

그러다 일주일쯤 다녀본 초등학교 생활은 현실과 달랐나 봅니다.

어느 날부터 공부하기 싫다고 짜증을 부리더니 급기야 드러누워 등교 거부를 시전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공부는 안 해도 좋으니 제발 학교만이라도 출석해 달라고 매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도 선생도 모두 진땀 빼던 사건이었지요.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를 읽으며 새삼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겨우 6개월 전의 일이었지만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학부모로 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저자인 박성수 교육평론가는 30여 년 간 한국의 다양한 교육 정책에 참여하였으며

현재 네이버 카페 활동을 통해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 교육의 문제는 학부모들이 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해답을 함께 찾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것이 모두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공부를 웬만큼 해야지, 하게 되면 사교육 광풍을

피해갈 수 없고 공부를 못하면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고 역시 사교육에 휘말리게 됩니다.

<학부모로 산다는 것> 中에서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자녀 계획도 전무한 상태로 아이를 낳았더니 헤매기도 많이 헤맸지만

특히 주변에 비교할만한 대상이 없어서 아득히 오래 전의 '나는 어땠더라?'며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그때와 지금의 육아 환경은 또 많이 다르니까 패닉에 빠져 우왕좌왕하며 아이를 키웠습니다.

대학은 고사하고 당장 한글 떼기도 막막하여 남들 좋다는 건 또 한번씩 시켜보기도 하고

그러다 좌절의 순간이 오면 '그래,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싶다가도

또래 아이들을 보면 '이러다 우리 애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도 했더랬지요.

아마도 유명 사교육 업체들은 이런 학부형의 불안을 파고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대학을 가야만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성공했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합니다.

세상은 더 많고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있으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이들이 목표를 정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서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 소위 성공 기업가들이라고 손꼽히는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 분야에 파고들어 이를 실현시켜서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일론 머스크), 페이스북(마크 저커버거), 아마존(제프 베이조스), 애플(스티브 잡스) 등등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좋은 교육이란 학생들의 타고난 학의 역량을 최대한 성숙시키는

지적인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적 성장 또는 지적인 성숙은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수용하고 활용하고, 창조할 줄 아는 내적이 역량의 변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이왕 열심히 하는 공부, 우리 아이들이 지적으로 똑똑해지는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학學과 습習> 中에서


책은 아이에게 무조건 공부만을 강요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학입시'만을 향해 맹렬히 달리고 있는 잘못된 교육 환경과 정책에 대해

교육계와 학부모가 힘을 합쳐 변화를 모색해보자고 말합니다.

진짜 내 아이를 위한 길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네요.




다행히 아이는 현재 학교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주입식 학습 제도에 억지로 밀어 넣은 것은 아닐까, 고민도 했습니다만

그보다는 외동인 아이가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기초 지식과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적어도 초등학교만은 다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에 보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는 어떤 학부모가 되어야 할지 고민해봅니다.

책과 달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자각하게 되니까요.

겁나고 불안하며 때론 수많은 고민과 유혹에 흔들릴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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