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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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땀을 식히려고 찾았던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만 찾아가기엔 너무도 먼 별자리들.

왜 사람들은 저 많은 별들에게 일일이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신화 속의 인물들은 왜 죽으면 별이 된다고 생각했을까?

수없이 많은 별들 중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은 없을까?

많은 질문들을 떠올리며 여름 밤하늘 별자리를 더듬었습니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수많은 질문들 중 '생명체는 과연 지구에만 존재하는가?' 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힌트를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태양계를 이루는 행성 중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을 품고 있는 얼음 위성에 관한 이야기죠.

저자인 케빈 피터 핸드는 NASA 소속의 행성과학자이자 우주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아바타> 등의 영화 작품을 흥행 시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제의로 지구의 심해를 탐험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최대 관심사는 우주와 바다라고 합니다.

특히 심해는 마치 외계 생물들이 가득한 SF 세계와 같다면서 바다와 심해를 탐사하여

소소한 다큐멘터리 영화들까지 내놓을 정도라고 합니다.


생물학은 아직 도약에 이르지 못했다.

지구의 생물학이 지구 바깥에서도 작동할까?

우리가 알고 사랑하고 생명이라 부르는 현상이

지구 밖에서도 적용될까?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바로 이 현상임에도

그것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떤 종류의 우주에 살고 있는가'

라는 대주제의 핵심을 차지하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질문이다.

<1장 지구와 지구 밖 바다세계> 中에서


이 책의 주제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골디락스가 떠먹은 죽처럼 금성은 너무 뜨겁고 화성은 너무 차가운데

지구는 온도가 적당해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조건을 넘어서

물이 존재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뉴골디락스의 영역을 발견한 것이죠.

아주 오래 전의 우주에서는 지구와 화성은 가까운 사이라서

화성에서 만약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지구의 영향을 받은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의 기원이라 하기에 어렵다는 내용을 읽으며 제 사고의 범위가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우영우 변호사가 고래를 만난 것처럼요.

또 그 반대로 적용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성에 존재하던 생명체가 지구의 생명체 기원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하고요.




이처럼 책은 우리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지점까지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얼음 바다를 품고 있다고 추정되는 6개의 별로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이며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엔셀라두스가 있으며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주에는 그보다 더 많은 행성과 위성들이 대양을 품고 있겠지요.

책은 어떻게 얼어붙은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 또 존재한다면 그 생명체의 기원은 어딘지

우리는 그들을 직접 탐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때론 문과생들은 섭섭하리만치 어려운 수학적 기호가 난무할 때도 있습니다만,

저자의 재치 있는 문장과 다양한 비유로 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네요.


언젠가 이 얼음 덮인 외계 바다에 착륙한다면,

(일단 그곳의 놀라운 경관을 사진으로 찍은 다음)

제일 먼저 할 일은 표면의 화학적 특성을 연구하여

그 물질이 어디에서 왔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다 밑에서 온 얼음인가?

우주에서 전달된 미소 운석이나 그 밖의 물질이 들어 있는가?

우리가 찾는 것은 바다에서 생성된 물질이다.

그곳이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추정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14장 생명의 흔적을 찾아서> 中에서




문득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어비스 The Abyss, 1989>가 떠오릅니다.

심해 속에 자리 잡고 있던 외계 생명체, 그들은 물을 다룰 줄 아는 지성체Intelligence들이었죠.

저 멀리 우주 밖 위성의 차갑게 얼어붙은 바다 밑에 어쩌면 그들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망망대해와 같은 우주 속에서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왠지 모를 두려움도 살짝 덮쳐오네요.

우주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담은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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