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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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당연히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떠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너그러우며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사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어른은 그랬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 나이가 들어보니

저는 여전히 흔들리고 쪼잔하며 생각보다 많이 베풀지는 못하는 사람이랄까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네요. 


[어른 공부]를 읽어보니 어른이 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어른의 마음에 대한 공부입니다.

저자는 양순자 선생은 30년 간 교도소를 드나들며 만난 사형수들과 상담하고

그들을 떠나 보내면서 얻게 된 삶의 의미와 가치를 통해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양순자 선생은 2014년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세상에 남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있지요.

저는 이 책을 조금 늦게 알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나도 죽고 싶을 때가 있었어.

그래서 사형수를 만나러 교도소로 갔고, 거기서 많은 사형수들을 만났지.

그리고 수없이 많은 이별을 경험했어.

살 수만 있다면 가장 선하고 의미 있게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사형수들을 보면서

그들에게서 얻은 큰 교훈이 있어.

그래도 인생은 살 만하다는 것.

당신도 살다보면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될 거야.

<삶은 원래 힘들다, 엄살떨지 마라> 中에서


큰 죄를 지었고 그 죄의 댓가를 자신의 목숨으로 치르는 사형수들을 만나며

아마도 저자는 삶이 가진 진짜 의미와 깊은 속 뜻을 온마음으로 깨닫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날마다 당연한 것처럼 하루를 허투루 살 때가 많은데 

사형수들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 하루도 나는 살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귀하게 쓴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엔딩을 눈앞에 두고 살지만 깨닫지 못할 때가 많지요.

만약 내가 오늘 죽는다면 지금 바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어른 공부]를 읽으며 제가 건져 올린 답은 '그 일을 당장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입니다.

죽을 때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실천해서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이죠.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러니 내 사전에 내일은 없다.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전부다."

이게 참 요상한데, 오늘을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더라고. 후회할 일이 많으면 죽는 순간 얼마나 죽음을 탓하고

원망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따라오는 거야.

죽음.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길이야.

운명처럼 죽음이 나를 찾아왔을 때 무심히 가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워.

<누구나 운명이 다하면 떠난다> 中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조근 조근하게 그래서 더 귀에 쏙쏙 박히는 말씀들.

세상은 이제 지혜로우며 진정한 의미의 어른들이 차츰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나마 책으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오늘 하루도 값지고 야물딱지게 살기 위해 저의 비석에 남길 말을 한번 떠올려봅니다.

'날마다 기쁘게 살며 매일 그 기쁨을 모두와 나누었던 사람'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이 담긴 [어른 공부]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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