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는 착각
질리언 테트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연결되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요즘.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와 다른 언어와 모습을 하고 사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이해했다고는 할 수가 없겠지요.

서로가 상대의 문화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상식 아닌가?'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다른 우리.

그래서 낯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알고 있다는 착각]는 앞서 지적한 사실에 대해 좀더 깊이 연구한 책입니다.

저자인 질리언 테드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편집국장이자 사회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류학자입니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흔히 특이한 것을 연구한다는 인류학의 오해를 벗어던지고

인류학이야말로 지금의 유동적이고 불확실하며 복잡하면서도 모호한 세계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경제 모형과 같은 20세기의 도구만으로 21세기를 탐색하는 것은

한밤중에 나침반의 눈금만 읽으면서 어두운 숲을 지나가는 격이다. (중략)

터널 시야는 치명적이다. 주변을 둘러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인류학이 전해줄 수 있는 것,

바로 인류학 시야(anthro-vision)가 필요하다.

<알고 있다는 착각-프롤로그> 中에서


'인류학 시야'를 가진다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첫째로 이방인과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는 사고방식을 기르고

둘째로 타인의 관점이 아무리 '낯설어' 보여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낯섦과 낯익음의 개념을 수용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맹점을 보게 된다면

새로운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낯선 것을 낯익게 만들고 낯익은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방법으로

인류학자는 '참여 관찰'을 통해 연구를 하게 됩니다.

참여 관찰은 연구자가 전혀 다른 문화 속으로 뛰어들어 직접 관찰하는 것으로

낯선 '타자'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저자 역시 1990년대 소비에트 연방의 한 오지 마을의 결혼 풍습을 통해

이슬람교와 공산주의 사이의 '충돌'을 연구하려 했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두 신념 체계가 전혀 융화 될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그 마을에서 들어가 함께 살면서 양쪽의 풍습이 서로 대체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인류학은 많은 사회들이 가치관과 도덕이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알아내어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책은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인류학의 시야로 맥락을 짚어내고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전혀 다른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인류학에 대해 막연히 인류의 진화나 발전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문화적, 사회적 흐름 속 관계를 새롭게 해석하여

전혀 다른 해결책을 도출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우리가 타인을 향해 들이대는 렌즈에 때(편견)가 끼어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간과 사회의 불확실하고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 인류학자의 사고법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