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대한민국 -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가 들려주는 기후파국의 서막
남재작 지음 / 웨일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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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준비를 위해 가까운 슈퍼마켓에 들립니다.

진열장과 냉장 케이스, 냉동고 안에 각종 식료품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습니다.

간식을 사려고 빵집에 들립니다.

보기에도 달콤한 케이크와 고소한 향을 풍기는 빵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습니다.

오늘 저녁엔 삼겹살을 구워볼까, 식육점에 들립니다.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한 빨간 불빛 아래 정갈하게 포장된 고기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많은 식재료들은 모두 유통기한 내에 다 소비될 수 있을까요?

팔리지 않은 빵과 고기, 생선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질까요?


[식량위기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는 식량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니까요.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3장까지 기후변화의 시작과 진행 상태, 이후의 상황 예견으로 짜여있습니다.

사실 책 전체가 다 식량 위기보다 기후 위기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기후는 농업과 밀접하기 때문이겠죠.



저자인 남재작 박사는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이자 농학자이며 농특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입니다.

또한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코이카 농업 ODA 전문가로 활동중이기도 하지요.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와 IPCC 제4차 보고서 승인 회의에 한국 정부 대표단으로 참여하며

기후변화의 최일선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들을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통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류의 한계 온도 1.5도를 넘어서면 한국은 가장 먼저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견하며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식탁이 가진 한계와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함께 논의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줄이든가 죽든가'라는 선택지만 있는 문제처럼 보인다.

인류는 과학기술이 그 한계를 극복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또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과연 인간은 자연법칙으로부터 예외가 될 수 있을까?

<2장 우리가 만들어온 기후 위기의 발자취> 中에서


읽는 내내 오싹한 공포가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다가올 미래라니 그것도 거의 확정된 미래라니 너무나 두려워졌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순환 경제와 재생 에너지 분야 역시 기후변화를 막는 대안이 아니라

변화를 줄일 수 있는 대처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먹을 식량의 생산 증대를 위해 종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질산, 인과 같은 비료의 남발과

밀림의 난개발, 담수의 대량 낭비는 기후를 변화 시키는데 일조했고

생물들의 위기를 초래하였음을 저자는 책을 통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멸치와 꿀벌처럼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물과는 달리

지금 사라지고 있는 생물종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아직은 알지 못한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복잡한 먹이사슬에 혼란을 초래해 파국에 이를지도 모른다.

우리가 모른다고 그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장 우리가 만들어온 기후 위기의 발자취> 中에서


혹자들은 말합니다.

농업의 기술 증대로 인해 과실수나 식용작물이 자라면 오히려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이 또한 저자는 이렇게 이해를 돕습니다.


일년생 초본류는 죽은 후 1년 내에 대부분 분해되어

다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되돌아가 결과적으로

탄소 흡수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렇듯 대부분의 작물은 탄소순환에 참여하지만

대기의 탄소 증감에 영향을 주지 않는 탄소중립에 해당한다.

<3장 한국은 탄소중립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中에서



이미 교토의정서 이후 전세계 선진국들은 탄소 중립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많은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030년까지 40퍼센트,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어느 만큼 탄소가 감소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폭탄 돌리기라도 하듯 선거를 위해 다음 정권으로 떠넘기고 있다면

이제 우리가 먼저 환경과 기후 위기에 맞서는 정책을 가진 사람을 우선 선택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탄소 중립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도 한국이 받게 될 제재는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안도의 표정을 짓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가능한 방법을 찾을 것인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설사 탄소중립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서 목표치와 비슷하게라도 맞춰야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3장 한국은 탄소중립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中에서


책을 읽다보니 문득 식량부족을 다룬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가 떠오릅니다.

모래 폭풍이 부는 황폐화된 지구의 마지막 식용 작물은 옥수수였지요.

그나마 이 영화에서는 우주로 답을 찾아 나서기라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어떤 선택지라도 있는지 초조할 따름이네요.


<기후변화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지만 가난은 구별한다.>


예전의 저는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는 나 죽은 다음의 일이라고만 치부했지요.

하지만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이제 지금의 지구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파랗기만 하던 하늘은 이제 황사와 미세 먼지로 희뿌옇고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사시사철 얼굴의 반을 마스크로 가려야 하고

이제 한낮에는 더워도 밤에는 시원했던 여름 밤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가 기억하는 하늘은 노랗거나 잿빛으로 가려졌고 일상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며

여름엔 열대야로 잠을 설쳐야 하는 지구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고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미래의 지구를 위해 꼭 읽어보아야할 책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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