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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는 속담이나 '증오보다 더 무서운 건 무관심이다'는 관용어가 있습니다.
모두 상호관계의 작용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불평하게 되면 되돌아오는 것 또한 비난과 불평이겠죠.
미워하는 것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은 겪어보니 당연한 말이고요.
그래서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인간사회가 동물사회보다 좀 더 복잡한 까닭은 단순하지 않은 상호작용 때문이 아닐까요?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는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 작용을 연구한 책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통과의례처럼 제가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던 때를 들먹이게 됩니다만,
그럼에도 이 책 속에 등장하는 11개월 아기와 엄마 간의 상호작용 영상을 본 기억이 떠오릅니다.
혹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해당 영상을 공유해두겠습니다.
https://youtu.be/daTRrFqkyU8
당시 영상 속 아기의 반응이 너무 애절해서 저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글썽였던 기억이 나네요.
하버드의 임상심리학자 에드 트로닉과 소아정신건강전문의 클로디아 M. 골드가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은 해당 무표정 실험을 비롯한 여러 심리 연구와 가족 내담자들의 다양한 상담을 통해 밝혀낸
관계의 상호작용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동발달 연구자들은 어린 아기들의 양육자를 신경건축가라고 표현한다.
아기가 최초로 맺는 관계들이 뇌의 배선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뇌를 구축하는 셈이다.
아기들이 단절의 경험과 재연결의 순간을 오가며 인간 상호작용 본연의
혼란스러움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면서, 이들의 뇌는 성장하고 변화한다.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서문> 中에서
저자들은 이 책이 어떤 심리학적 조언이나 의료대체를 위한 책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지닌 고유성을 배제한 채 일반화 시킨 충고는 성장을 저해할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안에서 각자의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네요.
20여년 전 만해도 소아정신건강전문의는 환자에게서 표출되는 행동이나 표현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합니다.
하지만 어느 10대 소년의 가족과 영아산통을 통해 환자는 관리보다 경청이 중요함을 깨닫고
새로운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족이 모두 한 사람만 문제라고 지칭할 때 심리학은 가족 모두가 환자라고 꼽게 된 것이죠.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는 총 11장에 걸쳐 소통의 부재가 드러내는
문제점을 파헤치고 연구를 통해 증거를 제시하며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관계의 발달과 변화
그리고 변화의 포용과 감정적 고통에 대한 대응, 마지막으로 공동체 속에 드러나는 희망과
회복 탄력성에 대해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복구가 인간 상호작용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복구는 기쁨과 신뢰, 안전감, '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라는
암묵적 인식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복구는 아주 중요한 삶의 교훈을 준다. (중략)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계속 붙들려 있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부정적 상태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아기가 삶의 초기에 나눈 상호작용에서 결정된다.
<1장 복구는 영혼의 자양분이다> 中에서
불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잠시 그 부분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불화는 또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는 마치 의견이 충돌이 있게 되면 그것이 싸움으로 번지게 되어 서로 갈등을 빚게 될까 봐
두려워서 그 상황을 회피하게 됩니다.
혹은 서둘러 봉합해버리려고 들 때도 있지요.
하지만 책은 충돌은 당연한 것으로 보며 이후에 이어질 건강한 '복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관계 안에서 불일치의 순간을 맞이하고 복구하는 능력을 통해 성장합니다.
복구 되지 않고 계속 불일치가 이어진다면 어느 순간 왜곡된 삶을 살게 되지요.
관계의 복구에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
아기와 눈을 마주 보고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가족과 얼굴을 마주하고 상대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문득 관계가 어긋났다고 생각된다면 서로를 더욱 보듬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성장하며 성인기에 접어들기까지 내내 자기 삶을 망치는
새로운 방식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상호작용들을 축적했을 때,
불가피한 단절의 순간들을 거쳐 다시금 연결을 맺게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할 것이다.
<9장 수많은 순간들로 만들어가는 치유의 모자이크> 中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였으나 구성원은 모두 타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이었던 사람들이 만나 결혼을 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을 탄생 시키고,
그들은 서로를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살아가지만 사실 전혀 모르는 타인들인 셈이죠.
그렇기에 더욱 가족과의 상호작용부터 치유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갈등하는 관계 속에 숨겨진 힘을 찾아내는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를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