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타인 -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
이남옥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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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가끔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넌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다!"고요.

그런 말을 듣게 되면 고민하게 됩니다.

'난 이 집 가족이 아닌 건가?'

그럴리가요. 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분명 누군가와 닮은 가족이 나옵니다.

가족이라면 반드시 나와 닮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그것이 생김새든 성격이든요.


[가장 가까운 타인]의 제목에서 말하는 타인은 누굴까요?

친구? 친척? 지인? 그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절대로 스스로가 고를 수도 없고 끊어낼 수도 없는 타인이죠.

저자는 한국 최고의 가족 상담 권위자이자 가족 치료의 대가인 이남옥 교수입니다.

저자는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2016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 가족들을 상대로

개인의 상처와 가족 문제를 상담하며 치유해왔다고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4년 간 이뤄진 치유 여정의 기록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유교 정신과 사회 관습이 강하며 가족 간의 유대도 단단하지요.

그렇기에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개인에게 영향을 미쳐 갈등도 깊은 편입니다.

또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이기에 누군가에 하소연하기에도 꺼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친한 사이가 되어 가족 간의 문제를 서로 드러내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이 아주 많기도 하죠.


"가족이 곧 환자다"


가족 치료의 선구자인 머레이 보웬 박사의 말입니다.



이남옥 교수의 치유 방법은 바로 가계도 분석을 통해 가족 세우기입니다.

제가 상담대학원에서 상담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배웠던 것이 바로 가계도 분석입니다.

과제로 가계도 그리기가 나왔을 때 참 난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계도는 최소 3대까지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의 조부모까지 그리고 그 이상까지도 조사하고

직계 뿐 아니라 방계까지도 파악하면 가족 내의 역동적인 구조를 확인하기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을 붙잡고 밤새도록 분석하고 저의 부모님까지도 동원하여 가계도를 그렸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은 제가 우리 가족의 내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는 사실과

제가 가족 내에서 맡고 있었던 역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남편 또한 저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하며 자신을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가계도를 그리고 나면 분명 저와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가계도 분석 다음은 트라우마 작업을 거쳐 가족 세우기를 하게 됩니다.

여태껏 문제 빠져 제대로 보지 못했던 가족의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저자의 치유 작업을 통해 많은 중국의 가족이 서로를 용서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참 놀라웠습니다.

저자는 가족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가족이든 그런 속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기 시작하면 순환의 힘이 발휘됩니다.

자연 세계가 돌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순환입니다.

식물이 자라는 것도 순환의 한 과정이지요.

물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아 자라고 또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요.

가족 안에서도 식물의 성장 과정처럼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가족은 저절로 살아납니다.

<가장 가까운 타인> 中에서



가족이라서 오히려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어쩌면 가족에게 죄책감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고 비난 당하면 어쩌나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가족에게는 '소통'이 필요합니다.

저 또한 가계도를 그리며 부모님과 대화를 하는 동안 서먹했던 사이가 가까워짐을 느꼈습니다.

또한 남편과도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던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한번쯤 가계도 분석을 해보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지극히 사적이지만 한없이 보편적인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다룬 [가장 가까운 타인]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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