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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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보자!' 맘먹은 게 4년쯤 전의 일이네요.

그러나 책은커녕 블로그에 1일 1포스팅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동안 책쓰기, 작법서 관련 책은 또 무진장 읽었네요.

그러나 책상 앞에 앉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새하얀 종이 혹은 화면만 마냥 바라보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건 참 애가 닳는 일입니다.

저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요?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그런 제게 이런 말을 들려줍니다.

글 쓰는 사람들은 그런 새하얀 종이의 작은 세계를 통해 서로 이어져 있다고요.

그러니 결코 외롭지도 않고 병들지도 않는다고요. 그렇기에 매일 첫 문장을 기다리고 있다고요.

글을 쓴다는 건 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몸을 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이게 무슨 말이지, 머리를 써야 글이 써지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그리고 저자의 글을 읽고 글쓰기는 몸쓰기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으려면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글을 짜내려면 체력이 필요하고  하니까요.

이 책을 통해 앞선 질문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글을 쓰는 일에는 글쓰기 자체보다 다른 요소들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내 주변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글쓰기에 투사된 다른 욕망들이 있다.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유명해지고, 사람들 앞에 서고, 강연을 하고,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등의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부수적인 것 같지만, 때로는 본질적인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꾸준히 쓸 수 있을까> 中에서


제가 바로 '작가'라는 타이틀 아래 위와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하고 싶네요.

그럼에도 꾸준히 글을 쓰지 못한 것은 욕망이 나태함을 이기지 못한 셈이죠.

저자인 정지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힘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가는 적지 않은 책을 펴냈고 글쓰기 강연을 하였으며 다수의 문학상도 수상했으니까요.

매일 쓴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며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면서 도망친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새로운 백지로 만드는 일이다.

내 마음을 붙들어 매는 것, 내 마음을 얼룩지게 한 것을 지우고,

채운 것을 털어냄으로써 끊임없이 다시 백지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글쓰기를 추동한다.

<사랑은 글쓰기와 닮았다> 中에서


새로운 소재가 없이 어떻게 글을 쓸까 하지만 저는 이 또한 가능할 것 같습니다.

머리 속에 끊임없이 떠오르는 시끄러운 상념들, 이뤄질 일이 없을 걱정과 커져 가는 상상들이

바로 글의 소재가 되어줄 테니까요.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백지'란 이런 뜻이 아닐까 합니다.

비워낼수록 채워지는 새로운 생각들이 곧 글이 된다고요.

저자의 문장들은 깊은 궁리를 하게 만듭니다. 역시 매일 쓰는 사람의 내공은 만만치 않네요.

의자를 끌어당겨 책상 위의 백지와 마주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다시, 나는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는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삶은 내가 놓인 이곳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견뎌내며, 이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와 관련되어 있다고 느낀다.

이 삶이 엉망이 된다면 좋은 글쓰기도 없다.

<좋은 삶을 살려는 의지> 中에서


좋은 삶을 살면 좋은 글쓰기가 된다는 저자의 말에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는 좋은 글쓰기가 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삶과 글이 일치한다면 좋은 문장이 완성된다는 것을 정지우 작가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이로운 도움이 되는 글을 쓰게 되면 비로소 좋은 삶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 작가가 들려주는 쓰는 생활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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