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10여년 전쯤 피아노를 배우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꿈이 '피아노 잘 치는 예쁜 할머니'가 되는 거였거든요.

방점은 '예쁜'에 찍어봅니다.(웃음)

피아노를 배워서 재능기부를 하며 예쁘게 나이 드는 할머니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 일주일에 한번 주말마다 2시간 정도 연습하는 피아노가 그리 쉽게 배울 수 있을리 없죠.

결국 흐지부지 피아노를 접고 말았습니다.

그후로 뭐든 '배우는' 것에 방점을 찍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참 많이 배우러 다녔네요.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읽으면서 '어! 이거 완전 내 얘기인데?'라고 생각했습니다.

뭐든 호기심이 생기면 배우러 가고 조금 해보다가 안 맞으면 접어버리기를 반복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지금의 저를 떠올리게 되었거든요.

저자는 뜨개질, 재봉, 수채화, 요리, 어학 등등 무지막지한 추진력으로 배우러 다닙니다.

저도 민화, 수채화, 재봉, 퀼트, 캘리그라피, 테니스, 어학, 글쓰기 등을 무지막지하게 배우러 다녔거든요.

지금 열심히 포토샵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도 그렇듯 저도 하다가 시들해지면 빨리 손절하는 편이기도 하지요.

저자와 저의 다른 점이라면 저자는 발이 넓어서 지인이 많은 반면 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랄까요?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질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별로 기대하지 않아야 부담이 없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대충 시작했다가 마음에 들면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지나 균형을 잡게 되면 무엇을 배웠건

그 분야에 관해서는 한결 깊어진 눈빛을 지니게 될 거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中에서


공부를 위해 정보를 찾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고 그것을 즐기는 공간이 있다는 것!

저자에게 가장 부러웠던 점은 바로 서울에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배우고자 마음만 먹으면 배움이 가능한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에 산다는 건

학구열이 불타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축복이거든요.

지방에 사는 사람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네요.


책의 후반부에는 대부분 어학공부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서가 직업인 저자이지만 일본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까지 무려 4개 국어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원서를 번역할 기회까지 얻어 현재는 12년차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고 보니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재미로 시작한 공부가 결국은 좋아하는 일이 된다는 뜻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배우다가 그만두면 뭔가 변덕이 심한 사람,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옛말의 '하다가 그만두면 아니함만 못하다'의 영향이랄까요?)

요즘은 '하다가 그만두면 한 만큼은 이득'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커피 광고 문구처럼 들리는 '인생은 초이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자기 자신이 이룬 모든 일은 자신이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다.

삶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때 내린 결정은 오래도록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내가 사서가 될 줄이야> 中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는 한 가지 새해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윤독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2개나요!

하나는 저자처럼 혼자 읽기 힘든 문학작품이나 인문학도서를 읽는 모임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일본어 원서를 읽는 모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저의 꿈은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튼튼한 할머니'입니다.

뭐든 체력이 국력이니까요.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의 기록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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