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하는 문장들 - 지극히 사소한 밑줄로부터
이유미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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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민이 생겼어요.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을 만날 때마다 밑줄이 긋고 싶어졌거든요.

그리고 전 책에 밑줄이나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난감합니다.

어쩜 예전에는 그저 지나쳤던 문장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제 마음이 많이 비워진 모양입니다.

밑줄은 긋고 싶고 필기구는 쓰기 싫으니 역시 마스킹 테이프가 답일까요?


[편애하는 문장들]은 그런 저의 고민에 답을 주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뽑아 그것으로 아예 짧은 글을 쓰는 것!

책을 읽고 있는데 작가가 쓴 문장에서 갑자기 제가 경험했던 일이 떠오르거나

다른 책들과 연결하여 색다른 깨달음을 얻거나 무작정 글을 쓰고 싶을 때

읽었던 책들에서 쏙쏙 뽑은 문장들로 에세이를 써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책상 필요조건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집을 꾸밀 때 "여기에 엄마 책상을 놓자!"라고 당연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여자, 엄마에겐 책상이 필요하다.

<여자에겐 책상이 필요해> 中에서


이자연 작가의 [어제 그거 봤어?]라는 책을 읽고 쓴 에피소드에서 잠시 부끄러움이 듭니다.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에는 여자에게 책상이 없다는 내용을 풀어놓은 글인데

저자 역시 그 사실을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며 자신에게도 오래도록 책상없이 주방 식탁에서

글을 쓰는 '키친 테이블 노블' 상태였음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우리집에서 제가 쓸 수 있는 책상이 2개나 있습니다.

특히 이 작은 집에 이른바 '엄마의 서재'가 존재하지요.

그럼에도 글 한 줄 쓰지 않고 있는 저는 뭘까요?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인간의 뒷모습이 인생의 앞모습이라는 것을.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는 인간은 타인의 뒷모습에서

인생의 얼굴을 보려 허둥대는 것이다.

<신형철-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中에서


저자의 편애하는 문장들은 저와 결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이렇게 평범한 문장에 밑줄을 친다고? 라는 의문이 들때도 있지만 저자의 글들를 읽으며

이 문장이 이런 생각을 들게 했구나,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가 읽었던 책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제가 읽어보고 싶었던 책도 있고 읽어보려고 애썼으나

읽지 못한 책도 있고 제목만 들어봤거나 전혀 처음 보는 책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제 마음을 사로잡은 문장들로 에세이를 써보고 싶네요.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책방주인인 저자가 밑줄친 책으로부터 독서를 시작해보세요.

이 책 속엔 무려 62권의 책이 들어있답니다.

지극히 사소한 밑줄로부터 시작한 에세이 [편애하는 문장들]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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