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상담 -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식물 집사들을 위한 안내서
강세종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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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입니다.

예전엔 꽃 사는 돈이 제일 아깝다던 사람이 요즘은 자청해서 꽃을 사다 집에 꽂아두니 말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시골집 텃밭이 생겼을 때 상추나 배추 씨를 뿌리기보다 꽃모종을 사다 심기를 우선했으니 말이죠.

우연히 얻어온 화분에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주며 무성히 자라는 걸 보더니 몇 개의 화분을 더 사다가

분갈이며 영양제며 수고로움을 마다 않고 돌보는 자칭 '식물집사'가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식물 상담]의 저자는 만 16년간 식물과 함께하는 업을 이어온 가드너 강세종 작가입니다.

쉽게 말하는 꽃집이나 식물원과 같은 곳을 운영하는 원예사 혹은 정원사지요.

산들산들한 봄이 되면 시장 어귀에 내놓은 꽃모종들이 식물집사들을 유혹합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욕심내어 서너개 챙겨다가 집 한구석에 굴러다니던 화분에 심어놓고

뿌듯해 하기도 잠시 이내 꽃이 피었다가 지고나면 풀만 무성하게 된 화분에 물 주기를 잊거나

땡볕이 내리쬐는 베란다에 방치된 채 말라 죽는 일이 늘 되풀이되고 있지는 않나요?

작가는 "가드닝은 식물과 나누는 대화"라고 말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관계를 맺는 사람은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상대를 이해하는 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그 식물을 키울 나라는 사람, 내게 주어진 환경 조건을 돌아보고,

식물에게 말을 건네야 합니다. 식물의 언어로요.

<가드닝은 식물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中에서



화분을 사면서 늘 결심합니다.

'이번에야 말로 물도 자주 주고 햇볕도 듬뿍 쬐어주어서 오래오래 잘 키워야겠다!'

초여름이 지나는 무렵이면 빈 화분들을 바라보며 '이번에도 실패했구나'라는 마음에

스스로를 화분 하나도 제대로 못 키우는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하지만 사람도 밥만 자주 주고 잠만 잘 재운다고 해서 잘 크는 건 아니잖아요?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듯 식물들도 저마다 적합한 환경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빛은 얼마나 필요한지, 물은 얼마나 줘야 하는지, 온도는 적절한지 식물들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과 달리 식물과 함께하는 삶이 좀처럼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다음을 꼭 기억해주세요.

1. 식물의 속도에 맞춰주세요.

2. 식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관찰하세요.

3. 식물은 생로병사를 겪는 생명체입니다.

4. 내가 키울 수 있는 식물의 개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5. 경험은 시간에 비례합니다.

<에필로그> 中에서

[식물 상담]은 식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기술적인 단계에서 좌절하고 마는

초보 식물집사들을 위한 본격 식물키우기 노하우를 가득 담은 책입니다.

물 주기부터 흙 고르기, 분갈이, 비료주기 그리고 번식시키는 방법까지

식물의 궁금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사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 페이지마다 어여쁜 식물 사진이 가득해서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거든요.

그저 사진집을 샀는데 식물을 키우는 방법까지 득템했다는 느낌일까요?


저는 요즘 고민이 있습니다.

작년에 얻어온 포인세티아가 초록 잎사귀 밖에 나지 않아서요.

크리스마스 장식화인 포인세티아의 특징은 붉은 잎인데 초록 잎투성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붉은 잎이 나올까요? 식물 상담을 받아봐야겠습니다.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식물 집사들을 위한 안내서 [식물 상담]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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