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의 시간 속으로 - 지구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가는 한 지질학자의 사색과 기록
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 더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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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가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10월의 어느 날 찬바람이 불어오더니 갑자기 겨울이 되었달까요?

나뭇잎은 단풍이 들기도 전에 메말랐다는 뉴스가 들려옵니다.

몇 년 사이 기후변화가 심각해졌음을 절감합니다.


[근원의 시간 속으로]는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가장 큰 섬 그린란드에서

지구의 역사를 더듬어가는 지질학자가 써내려간 사색과 기록입니다.

그린란드는 영토의 대부분이 새하얀 얼음으로 뒤덮인 땅인데 왜 녹색을 뜻하는

Green이라는 단어가 붙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아주 오래전 그린란드를 처음으로 발견했을 때만 해도 그곳엔 푸른 초원이 존재했다고

추정하기도 했지만 첫 이주민이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푸른 초원'을 뜻하는 의미로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빙하와 얼음으로 뒤덮였지만 덕분에 사람의 발길이 가장 덜 닿은 지역이기도 해서

지질학자들에게는 지구의 역사를 찾아내기 좋은 보물 창고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저자는 바람과 물이 남긴 흔적과 흙이 쌓인 흔적과 생명체의 발자국을 좇으며

지구의 진화의 고리를 엮어갑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표면 뿐이다.

우리가 경험으로 인식하는 것은 반사된 빛에서 나온다.

이는 현재로 흘러 들어와 한순간 형태가 되는 사건들의 결과물이다.

삶은 우리에게 그 이상에서 질감과 형태, 무기와 온기를 이끌어내라고 가르친다.

<근원의 시간 속으로-인상> 中에서


첫 문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눈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은 허상이며 경험하지 않은 세상은 아무런 답도 내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작은 암석 하나 깨는 일조차 갇혀있던 세상의 낡은 문을 깨부수고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로

표현하고 있는 문장을 읽으며 잊었던 감각을 깨우는 느낌이 듭니다.


예상치 못한 감각들이 자극을 받았다.

깨진 암석의 파편에서 그슬린 머리카락 냄새, 뜨거운 암석,

사막 모래 냄새가 날 줄이야!

<근원의 시간 속으로-암석 깨기> 中에서


얼어붙은 땅에도 생명체는 살아갑니다.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야생은 대자연의 섭리에 따르며 순순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자의 글 속에는 경이와 찬탄 그리고 존경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명상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야생은 추론하고 시를 짓고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가 자유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문턱이다.

<근원의 시간 속으로> 中에서


아직도 시간은 있습니다.

지구와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갈 방법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죠.

미래의 언젠가 과거의 우리가 남겨 놓은 기록은 우리에게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근원의 시간 속으로]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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