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 - 타투이스트 연의 꽃 처방
연 지음 / 봄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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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반려식물'을 아세요?

한때는 플랜테리어 Planterior가 한창 열풍이더니 요즘은 반려식물이 유행하고 있지요.

반려동물처럼 식물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조용히 존재감을 나타내는 식물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나 봅니다.

저도 요즘 집에서 반려식물을 기르며 풍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에 빠져있지요.


[나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의 저자의 직업은 타투이스트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몸에 꽃을 새겨줍니다.

때론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를 견디다 못해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하죠.

시간이 흐르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나서도 몸에 남은 흔적을

괴로워하며 지우고 싶어하게 됩니다.

그럴 때 타투이스트 연 작가는 꽃 처방을 해줍니다.

실은 작가도 우울증을 앓았더랬습니다.

그러다 일상을 좋아하는 걸로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대상이 바로 그림과 꽃이었고 그것을 몸에 새겨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를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은

자신을 마주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궁금해하고, 자신의 어두운 부분까지

받아들일 용기만 있으면 충분하다.

<나를 하나의 역할에 가두지 말아요> 中에서


'변함없는' 백합과 '자애로운' 납매는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은 잊어버린 사람의 몸에 새겨졌습니다.


내가 불안에 빠졌을 때, 나를 구하러 오는 백마 탄 왕자님이나

슈퍼 히어로는 없다. 나를 구하는 건 언제나 나 뿐이다.

불확실성은 자유의 또 다른 말이며, 우리는 선택하고 그것을

책임지며 살아야 한다.

<안심해도 괜찮아요> 中에서


한국의 야생화 '깽깽이풀'은 저자처럼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의 몸에 새겨졌습니다.

불안 속에 사는 이들에게 '안심하라'고 위로해주는 꽃이랍니다.


이렇듯 타투이스트 연작가는 꽃 처방을 통해

몸의 상처를 꽃으로 덮어주고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줍니다.


아침 산책 길에 만나는 들꽃을 만나면 꺾어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면 한동안 저는 기분 좋겠지요.

하지만 시들어버린 꽃을 어떻게 처분할까 이내 고민하게 됩니다.

쓰레기 봉투에 던져버리기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버려지기 위해 이 세상에 피어난 것은 아닐테니까요.

결국 들꽃은 길에 남겨두고 집으로 되돌아옵니다.

꽃은 피어있는 그 자리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꽃으로 새긴 말들 [나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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