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만든 사람들 - 과학사에 빛나는 과학 발견과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
존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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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과학을 좋아한다고 여겼어요.

위인전에서 퀴리부인, 아이작 뉴튼, 앨버트 아인슈타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등.

그들의 업적과 삶의 궤도를 읽으며 실수나 실패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읽으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이나 물리, 화학은 그런 게 아니더군요.

저는 그때 깨달았어요.

'난 뼛속부터 문과로구나!'


[과학을 만든 사람들]의 첫 인상은 '두툼하다!'였습니다.(웃음)

엄청 두꺼웠어요. 이 한 권에 대체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을 꾹꾹 눌러 담은 걸까?

심지어 폰트는 아주 자잘했어요. 대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꽉꽉 채운 걸까?

다행히 중간 중간 삽화가 들어가 있어요.



저자는 르네상스 때부터 20세기 말까지 500년에 걸친 서양의 과학 발달사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합니다.

이 책이 서양과학사만 다루었다면 다음 목표는 동양과학사로 2권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초반 저자의 머리말을 읽을 때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읽는 내내 지루하면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막상 본편에 들어가니

과학자들의 업적에 관련한 일화와 그들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가 잘 어우러져

굉장히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갑자기 해부학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갈릴레이에서 시작된 천문학 에피소드는 공처럼 이리저리 튀어서 케플러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중간 중간 제가 몰랐던 과학자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철학자로만 알았던 데카르트가

수학자에 물리학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고 평생 모르고 살았을 열역학 법칙도 배우게 되는

여러모로 신통방통한 책입니다. (아,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무엇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자료와 씨름 했을 저자의 노고와

이 책의 번역하신 분, 편집하신 분들의 수고가 느껴졌습니다.


침팬지나 성게, 배추, 보잘것없는 쥐며느리가 만들어진 과정과

비교할 때 인간이 만들어진 과정에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

그리고 우주 전체에서 지구 자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보면

우리가 무대의 중앙에 있지 않다는 것이 똑같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인류는 특별하지 않다> 中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책에서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책은 상대성 이론을 이렇게 설명했어요.

빠르게 움직이는 열차 안의 사람은 열차 밖의 광경이 빨리 움직여 지나간다고 생각하고

반면 열차 밖의 서있는 사람은 열차가 빠르게 움직여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는 상태라고요.

[과학을 만든 사람]에서 읽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물리학을 읽어보니

이렇게 기억에 남도록 설명해주는 사람조차도 대단하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요?

저는 거듭 읽어보아도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네요.

이 책의 묘미는 과학사의 빛나는 발견을 한 위대한 과학자도 알고 보면 우리 이웃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우여곡절을 넘나드는 삶을 살았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과학은 인류의 지성을 총망라한 학문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의문을 품고 탐구한 과학자들 덕분에

인류의 문명은 발달할 수 있었고 현대에 이르게 되었지요.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미래의 지구 문명을 위해 끊임없이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며

실패를 되살려 조금이라도 더 인류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과학 활동이 이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우리를 미래의 후손들은 어떻게 바라볼까요?

우리가 남기게 될 이야기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두툼하고 속이 꽉 찬 [과학을 만든 사람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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