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고양이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

고양이 단편 만화 - 심심한 일상에 냥아치가 던지는 귀여움 스트라이크
남씨 지음 / 서사원 / 2021년 7월

고교시절 친한 친구가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했어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고양이 집사가 되기 위해서였죠.

덕분에 저는 간접적으로나마 고양이 집사가 되어보았어요.

친구가 여행으로 며칠 집을 비운 동안 제가 탁묘했거든요.

물론 대실패였어요. 고양이 키우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친구 집으로 돌아간 고양이는 그후로도 오랫동안 저를 보면 하악질을 해댔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친구는 둘 사이에 껴서 난감해했더랬죠.(웃음)

[고양이 단편 만화]는 그런 저의 어두운(?) 추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습니다.

친구네 고양이 탁묘 소동으로 제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저는 동물을 참 좋아합니다만

다만 멀찌감치 떨어져서 동물들을 바라보는 걸 즐기는 인간이라는 사실이었어요.

강아지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포기했지만 대신 동물을 다루는 콘텐츠는 다양하게 접했습니다.

친구에게서 혹은 랜선으로 혹은 매체로 전해듣는 고양이가 이랬어, 강아지가 저랬어라는 이야기 덕분에

저는 본격집사는 아니지만 충분히 고양이를 길러본 경험을 가지게 되었어요.

'나만 고양이 없'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대신 고양이 만화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거든요.

[고양이 단편 만화]는 정말 짧은 4컷 혹은 2컷으로 이뤄진 만화지만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절로 웃음짓게 합니다.

사실 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심어주는 건 바로 이런 만화 덕분입니다.

고양이의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모습만 잔뜩 담아서 보여주거든요.

'다른 고양이는 사납지만 내 고양이는 다정하겠지' 요런 환상말이죠.

작가의 말처럼 고양이는 때로 집사를 골탕먹이는 '냥아치'가 아닌가? 싶지만

그럼에도 고양이는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건 사실입니다.

까칠하지만 다정하고 쌀쌀맞지만 은근한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죠.

'나만 고양이가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저희 시골집에는 귀여운 댕댕이가 있거든요.

저만 보면 엉덩이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꼬리를 흔들어대며 반기는 착한 댕댕이지요.

고양이는 랜선으로만 바라보고 만화로만 좋아할래요.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양이한 셈이니까요.

좋아하는 건 열심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절대 하지 않는 고양이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