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해석 - 사랑은 계속된다
리사 슐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일므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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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최근 읽은 책에서 사람은 '언젠가' 죽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죽는다는 말이

어찌나 가슴에 와닿던지요.

'죽음'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늘 저의 죽음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같습니다.

'내가 죽는다면 어쩌지?' 혹은 '내가 죽을 땐 무얼 남길까?' 등등

죽음은 꼭 저에게만 닥쳐오는 일로 생각했어요.

왜 저 자신이 아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걸까요? 

 

[슬픔의 해석]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느껴보았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저자는 급작스러운 남편의 암 선고로 인해 17개월 후 남편을 떠나보내게 됩니다.

남편도 저자 자신도 모두 의사였으며 죽음과 사투하는 환자들을 대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죽음을 바로 눈 앞에 직면하게 된 것이죠.

짧은 투병기간 동안 저자는 남편의 죽음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안과 우울한 마음으로 심리상담을 받기도 합니다.

남편이 떠난 후에 겪게 되는 깊은 상실감과 비통에 찬 슬픔으로 인해

저자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며 꿈을 통해 그 불안의 증세가 드러나기도 하죠.

예전에 남동생이 입대했던 날이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입영하는 남동생을 웃으며 잘 배웅하시고는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통곡하고 우셨더랬습니다.

제가 무슨 일이냐고 여쭈니 남동생의 신발이 현관 쪽으로 향해있는 것을 보니까

'이제 이 아이는 우리 집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랍니다.

하물며 다시 또 보게 될 사람에게도 그런 마음이 드는데 영원히 못 보게 된다는 고통은 얼마나 클까요?

저는 아직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한동안 망가져 있지 않을까 상상이 듭니다.

저자는 그 아픔과 고통을 일기를 쓰면서 치유하고 회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심적인 방랑이 일어날 때마다 떠오르는 그때의 감정을 글로 씀으로써

가둬 놓은 자신의 슬픔과 상처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요?

뇌 과학 전문가 답게 슬픔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상실과 싸우는 동안 치유와 회복, 성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치유와 회복에 만족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

외상적 상실에서 치유되고 나면 안정적인 자아가 살아남는다.

성장은 오늘의 어려운 문제를 내일의 기회로 바꿔준다.

 

저는 아직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언젠가는 겪게 될 일 일테지요.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간접적으로 나마 책을 읽고 가늠해보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을 맞닥뜨린다면 아무리 책을 읽었다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많이 진심과 사랑을 표현해야겠죠.

결국은 사랑이니까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신경의학자의 애도 일기 [슬픔의 해석]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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