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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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은 밥을 담고 국그릇은 국을 담고 종지에는 간장을 담고,

저에게 그릇이란 그래요.

그것이 놋쇠로 만들어졌든 유리로 만들어졌든 사기로 만들어졌든

그저 뭔가를 담는 도구, 딱 그 정도였어요.

쓰다가 이가 빠지거나 금이 가면 버려야 하니 그릇은 가격이 싸고 실용적이면 그만이었지요.

그래서 혼수로 그릇을 구입하거나 비싸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그릇,

장식장에 두고 바라보는 그릇 그게 왜 필요할까? 싶었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를요.


[유럽도자기여행 북유럽편]을 읽게 된 건 '델프트 블루'라는 색깔이 궁금해서였어요.

도자기에 대한 관심보다는 푸른색이 주는 시원함을 시각적으로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표지에서부터 물씬 느껴지는 블루의 맑고 차가운 느낌!

그리고 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기대감으로 두근거렸어요.


책의 첫 페이지에 쓰여있는 이 말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무렵 공감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왜 사람들이 그토록 음식이 맛도 중요하지만 플레이팅 중요한지

고가의 접시 한 장으로 행복감을 느끼는지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기분에 따라 커피잔을 고르는지

그건 바로 나 자신을 대접한다는 느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책장을 넘길수록 푸른색에 빠져들고 그와 함께 도자기에도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제목에는 '유럽도자기'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내용은 도자기보다 '델프트 블루'에 관련된

건물이나 미술품, 음악, 문학, 역사적 사실들을 상당히 다루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유럽 각 나라를 방문하면서 스웨덴에서는 전설이 된 그룹 'ABBA'를 추억하고

핀란드 출신 만화캐릭터 '무민'이 탄생에서 국민캐릭터가 되는 과정도 설명해줍니다.

그야말로 도자기와 관련한 이야기는 총망라했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글을 읽지 않더라도 책 속에 수록된 사진만으로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그릇에 관심이 없던 저도 단번에 매료되었거든요.


도자기책 시리즈를 쓰기 위하여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도자기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640쪽의 생생한 글과 근사한 사진으로 꽉꽉 채운 저자에게 감사와 부러움을 느꼈어요.

팬데믹 시대에 이런 멋진 여행을 꿈꿀 수가 있을까요?

페이지 곳곳에 북유럽을 여행하게되면 들를만한 도자기박물관도 소개되어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이 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는 재미가 있을 것같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글귀가 떠오릅니다.

그 사람은 온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할 때면 무조건 비싼 식기를 꺼내서 사용한답니다.

중요한 손님이 오면 꺼내야지, 라며 식기장에 넣어만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니 비싼 식기를 써야한다고요.

안 그러면 그 좋은 그릇들을 쓸 일이 얼마나 있게냐면서요.

그 말을 듣고 나서 저도 접대용으로 고이 모셔두었던 식기들을 꺼내어 썼습니다.

역시 좋은 식기에 음식을 담아 먹으니 맛은 둘째치고 기분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책을 덮고 나서 책 속에 등장한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습니다.

'24h 아베크24h Avec'의 블루접시가 어디에서 등장하는지 궁금했거든요.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눈길을 사로잡는 책 [유럽도자기여행 북유럽편]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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