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성교육 하자
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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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남자 담임선생님은 예쁜 여자애들을 편애했었다,

보습학원의 남자 원장님은 친근한 척 여자애들의 어깨나 등을 쓰다듬었다,

아침 등교버스 안에서 여학생 등 뒤에 유난히 바짝 붙어선 아저씨가 있었다,

여학교 담장 너머 골목엔 변태 바바리맨이 출몰했었다,

이 땅에 여자로 태어나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성범죄 사례들입니다.

당하고 나면 수치스럽기도 하고 마치 여성의 잘못된 처신으로 일어난 듯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어른들에게 말도 못하고 아이들끼리 쉬쉬하며 묻어버렸지요.

그리고 어른이 되었을 때 생각했습니다.

"딸 키우기 무서운 세상이다!"


[딸아 성교육 하자]를 읽게 된 계기는 딸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성차별이나 불평등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어요.

그저 차별이나 불평등이 불합리하고 불편하지만 세상이 다 그렇고 그러니까,

여기서 내가 나선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지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성차별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까지 깊이 고려하게 되었어요.

성교육의 시작은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것은 신체적 차이지만 그로 인해 생겨나는 편견과 고정관념은 얼마나 많은지요.

남자는 우는 게 아니다, 여자는 얌전해야 한다, 남자는 강해져야 한다, 여자는 예쁜 게 최고다 등등

당장 아이에게 하는 말에서도 저도 모르게 여자니까, 남자니까라는 고정관념을 담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망설여졌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알려줘야 할지 어떻게 설명할지 막연했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에서 추천하는 성교육 책자가 있었지만 종교와 관련 없이

인간의 성에 대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딸아 성교육 하자]는 저의 그런 조건을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교육의 주체인 양육자부터 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성교육은 이제 생물학적인 성sex에서 사회적인 성gender를 포괄하여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죠.

성 역할과 가치관 등을 새롭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2장~4장은 유아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딸을 양육하며 발생한 상황들에 따른 질문을 정리하였으며

특히 4장은 최근 일어나는 디지털 성범죄등 성폭력에 대한 대처법 등에 대해 정리되어 있습니다.

5장은 성교육 상담현장에서 받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정리되어있어요.

지금 딸을 키우는 분들에게는 사례별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현재 미국의 전문적인 성치료전문가AASECTA 과정을 이수 중이라고 합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을 겪으며 살아왔는지 실감했습니다.

당장 주변 여성분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비슷한 사연들이 많죠.

불가항력적이라기보다 엄마로부터 딸에게 물려 내려온 관습적 규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남성 분들에게 책임을 요구하거나 죄책감을 갖게 할 생각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는 성에 대한 건강하고 올바른 가치관은 함께 배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들편인 [아들아 성교육 하자]도 함께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들은 없지만 저도 그 책을 꼭 읽어보고 싶네요.

부모가 함께 읽어야할 성교육 지침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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