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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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지난 겨울이 그닥 춥지도 않았는데 꼼짝 없이 집안에 저를 가두고 살았습니다.
그때는 그랬어요.
숨죽여 납작 엎드려 있고 싶었지요.
살짝살짝 매서운 바람이 불던 3월의 어느 날.
등원하는 아이를 따라 나선 그 길에 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조금씩 돋아나는 새파란 새싹이 짙은 나뭇잎이 되는 걸 지켜보며
생동감이 가득한 봄산책을 즐기게 되었지요.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라서 참 다행이다!'

 

[그럴수록 산책]을 펼쳐봅니다.
곳곳에 저자 도대체의 산책길이 정겹게 펼쳐집니다.
'그래그래, 나도 이랬어! 맞아, 내가 느낀 그 마음을 이렇게 적확하게 표현해주다니!!'


새삼 제가 사는 동네가 정답게 느껴집니다.
걷다가 숨어있는 공원산책길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해집니다.
걷는다는 건 살아 숨쉬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라는 저자의 말이 격하게 공감됩니다.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 나를 위로해주는 행동인줄 미처 몰랐네요.
예전이라면 차 안에서 보고 지나칠 풍경도 이제는 굳이 차에서 내려 걸어봅니다.
하늘을 가린 연두색 단풍잎을 보며 "와~ 대낮에도 이렇게 많은 별이 떠있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컷 숲의 공기를 만끽해봅니다.

 

가방이 이렇게 무거우면 안 돼. 너는 늘 사는 게 힘들다고 하잖아.
지금 보니까 사는 게 힘든 게 아니라 가방이 무거운 거야.
이런 가방을 메고 다니면 누구나 힘들어.

 

저자의 친구가 남긴 말이 제 가슴을 치고 지나갑니다.
저도 참 가방을 무겁게 들고 다녔거든요.
쓸 일이 없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잔뜩 담고 다녔습니다.
최근엔 작은 물병 하나, 손수건, 동전지갑, 휴대폰이 들어갈 작은 크로스백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면서요.

 

무더운 여름, 낙엽지는 가을까지 저의 산책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겨울이 되면 어떨까요?
아마도 그때쯤이면 저는 바쁠지도 모릅니다.
분주히 싹을 틔우는 봄을 맞이해야 하니까요.
겨울날, 가끔 산책이 그리워지면 [그럴수록 산책]을 읽을 거에요.
찬란하게 꽃피는 봄을 기다리면서요.
산책이란 때론 멈춰 서서 가만히 바라볼 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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