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장주연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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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혼자 살아갈 날들을 꿈꾼 적이 있습니다.
혼자 살기 위해 운전도 배우고 혼자 노는 법도 연습했더랬죠.
그러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평생지기를 만나고 보기만 해도 배부른 아이도 낳았지요.
가끔, 아주 가끔 혼자 살아가는 날들을 그립긴 하지만
뭐 그렇게 자주는 아닙니다.
가족이 있는 삶도 참 괜찮거든요.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를 쓴 저자는 혼자여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26년 차 라디오 작가'라는 타이틀을 보며 저도 '26년 차 직장인'이었던 적이 떠올랐어요.
그런 오랜 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다져왔을 나의 삶들 그리고 저자의 삶도 비교하게 되었고요.
어떤 부분은 겹치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전혀 다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부러워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혼자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삶'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눈치보지 않고 나만의 소중한 일상을 채워가는 삶.
그러니 인생은 제로섬 게임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네요.

떠나는 것만이 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통해서 얼마든지 각자의 방을 가질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저는 최근까지 분주하게 살다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예전에 전 그런 상태가 마치 '줄 떨어진 연'과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붙잡을 것이 없는, 막막하고 불안해서 두려운 상태.
그런데 요즘은 한낱 가느다란 연줄에 의지하여 이리저리 휘둘리는 게 아니라
이제는 줄을 끊어내고 어디로든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있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어요.

나는 60살, 70살에도 '또각또각' 걸으며 살아갈 생각이다.
나이 들수록 더 멋있게, 조금은 특별하게.

 

혼자살이는 30대 후반까지 원했던 삶이었어요.
나 자신만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삶,

그때 꿈꾼 저의 노년은 "피아노 잘치는 예쁜 할머니"로 늙는 것이었답니다.
지금도 그러면 되지 않냐고요? ㅎㅎ
아뇨~ 지금은 또 다른 노년을 꿈꾸고 있어요.
"호기심 많고 모험을 즐기는 할머니"요.
나만의 즐거움으로 사는 삶도 좋지만 우리 가족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삶도 좋네요~
아이가 있기에 새로운 꿈을 꾸게 된것이 엄마가 된 가장 큰 기쁨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책을 읽으면 '독신'이라는 편견에 맞서는 자기방어적 억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그 또한 스스로가 선택한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삶이든 스스로가 선택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좋은 걸 해주는 삶, 그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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