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시간 - 40일을 그와 함께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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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주 깊은 고민이 있었어요.
매주 일요일 아침 하나님을 만나러 갈 것인가, 만화영화를 볼 것인가?
예배시간은 다가오고 만화영화는 시작하고 미적거리는 갈등하는 찰나
늘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맞고 교회오빠를 만나러 갔습니다.
도대체 교회는 왜 가야하는 거야?


일요일 아침 교회를 갈 때마다 떠오르는 의문이었습니다.

[질문의 시간]을 읽기 시작한 날은 공교롭게도 사순절이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목은 '40일을 그와 함께'입니다.
사순절은 기독교에서 중요한 절기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뜻하는 날로 재의 수요일에 시작하여 부활절 전까지 계속되는 시기죠.
사순절이란 단어의 유래는 예수가 서른살에 세례를 받은 후 광야에서 금식을 한 40일에서
비롯되었어요. 이때는 물 한 모금 빵 한조각도 먹지 않은 채 악마로부터 시험을 받았던 시기죠.
저자인 김헌 교수는 40일 동안 광야를 헤매며 예수가 던졌을 법한 질문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첫째 날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마흔째 토요일까지 예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답을 찾을수록 채워야하는 것이 아니라 비워져야 한다고.

그의 죽음을 기억하며 십자가 형틀에서 아무 죄 없이 죽은 그가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가는 신의 어린양이라는 종교적 상징을 되새김으로써
오늘의 나는 오늘로 죽는다.
나 자신을, 실수와 나쁜 생각으로 얼룩진 나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일 아침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40일 중 스무째 날의 질문은 어쩌면 예수가 죽을 때까지 받았던 질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질문은 책에서 확인해보세요.

 

 

작년 퇴사를 앞두었을 무렵 저는 사순절 기간 동안 아침 금식기도를 드렸습니다.
40대 한가운데 퇴사를 결정하고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던 저 자신에 대한 의문들.
묻고 또 물으며 인생의 답을 찾고자 고민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금식에 대한 고통, 답을 얻고자 하는 고통, 두려움의 고통.
그 시간들이 모이고 쌓여서 채워졌냐고요?
아니요. 비우고 있습니다. 버리고 있지요.
예수께서 살았던 삶을 나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묻습니다.
저 또한 저에게 묻습니다.
죽을 때까지 나의 소명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매년 사순절마다 읽어보고 싶은 [질문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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